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6년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연합(EU)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는 ‘제2의 외환위기’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EU의 제재에 반발해 남·동유럽으로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우스스트림’(South Stream) 사업의 중단을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루블은 장중 9%까지 폭락하다가 52.07루블로 마감했다. 달러당 40루블대를 넘어 50루블 선까지 돌파한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추정되는 개입이 있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루블화 가치는 올 들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잇단 하락세가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유가 추이와 나란히 움직인다. 원유는 여전히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수출액의 68%, 재정 수입의 50%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산업에서 충당됐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금융 관계자들을 인용해 “현 상황에서 루블화 가치를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은 유가상승뿐”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나 유가 하락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 충격은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터키를 국빈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양국간 고위급협력위원회에 참여한 뒤 기자회견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이는 유럽 경제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흑해를 통해 터키로 가는 새로운 가스관 ‘블루스트림’(Blue Stream)을 통해 가스 공급량을 연간 30억㎥로 늘리고 가격도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다. 2대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국인 터키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유럽의 대러 경제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푸틴의 몽니… 루블화 가치 폭락 '제2 외환위기'에 동유럽 가스관 차단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