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여성이 미니스커트 시위 나선 까닭은?…“내 옷은 내가 고른다”

케냐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남성들이 공격한 데 분노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에 따르면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여성단체 ‘킬리마니 어머니회’ 회원 수백 명은 이달 초 미니스커트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던 한 여성을 남성들이 공격해 옷을 찢은 데 항의해 거리시위를 벌였다.

여성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사건이 일어난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시민들에게 꽃을 나눠줬다.

나이로비와 지방도시 몸바사에서는 이달 들어 미니스커트를 입은 3명의 여성이 ‘단정하지 못한 차림’이라는 이유로 거리에서 남성들로부터 옷을 찢기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20여 명의 남성은 ‘옷을 입어라. 우리는 그것(미니스커트)을 원치 않는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들에 맞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나이로비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경찰청까지 3㎞ 거리에서 진행된 이날 시위는 물리적 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비교적 보수적 사회로 인식되는 가운데 이웃나라 우간다에서는 지난해 말 미니스커트 등 선정적인 옷의 착용을 금지하는 반(反) 포르노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논란이 일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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