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포장재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던 충남 천안의 호두과자점(A사)측이 인터넷에 올렸던 사과를 취소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겨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다시는 천안 호두과자 사먹지 않겠다”는 비난과 “가카새끼짬뽕도 되면 이것도 돼야지”라는 응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17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이날 충청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천안 병천면에 있는 A사 대표의 아들 B씨는 최근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했던 사과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B씨는 “(당시) 사과는 일단 사태수습용으로 한 것이다. 내용을 읽어보면 사과보다 해명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마저도 이 시간부로 전부 다 취소하겠다”고 적었다고 합니다.
신문은 아울러 “30대 초반으로 알려진 B씨는 지난달 13일 자신들을 비난하는 네티즌을 의식한 듯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통해 단순히 희화화 캐릭터 물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이 무슨 문제냐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의 포장재는 지난해 7월 ‘오늘의유머’에 오르면서 논란을 샀습니다. A사는 택배 배송용 상품 포장에 노 전 대통령을 코알라로 합성해 비하하는 ‘노알라’ 캐릭터 도장을 찍고, 이 도장을 일부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은품 상자에는 ‘고노무 호두과자’라는 상품명과 ‘중력의 맛’ ‘추락주의’라는 식의 고인의 사인을 조롱하는 문구도 적혀 있었습니다. ‘고노무’는 보수 편향 사이트의 회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줄여 부르는 용어이고요.
당시 네티즌들은 A사 홈페이지에 몰려가 항의글을 올렸고, A사측은 사과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만 이를 다시 번복한 셈입니다.
충청투데이는 B씨의 언행에 대해 “업체측의 비상식적인 행보다 천안의 대표 특산물인 호두과자는 물론 지역 이미지마저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비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천안시도 A사 포장박스에 천안시 심볼과 마스코트(유관순 열사) 사용되는 것이 마치 시에서 인증해준 것처럼 비쳐진다고 보고 사용 중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천안시의 한 시의원은 “네티즌을 무더기 고소하고 있는 업체 측의 행태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도 하네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 네티즌들은 “일단 천안의 호두과자는 앞으로 사먹지 않겠다” “업체 하나가 지역 이미지 전체를 깎아먹는다”면서 혀를 차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가카새끼짬뽕은 되고 고노무는 안 되는 이유를 알려달라” “A사를 응원합니다. 힘내세요”라는 댓글도 있습니다.
한숨이 나오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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