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와 제자의 사랑, 씁쓸한 종지부

여교사와 제자의 사랑이 결국 이혼으로 끝났다. 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남학생과 여교사로 만났다. 부부는 혼인 신고 14년 만에 법원에서 소송으로 이혼했다.

현재 40세인 A씨는 1986년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자신보다 12세 많은 여교사 B씨를 처음 알게 됐다.

5년 뒤 고등학교에 다니던 A씨와 B씨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2년 뒤 동거를 시작했다.

A씨가 군에 입대한 후에도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은 계속됐다.

1996년 B씨는 아이를 낳았고 한 달 뒤 A씨가 군에서 제대하며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연락이 끊기는 등 두 사람의 사랑은 급속도로 식어버렸다.

B씨는 2000년 아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할 무렵 A씨의 동의로 혼인신고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따로 살면서 가끔 연락만 주고받거나 1년에 한 번 여행을 가는 정도로 관계를 유지했다.

A씨는 2009년 B씨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B씨는 "아이가 성인이 되면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부산가정법원 가정5단독 박숙희 판사는 "원고가 이 사건 혼인 신고 당시 진정한 혼인 의사가 없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혼인 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박 판사는 혼인 무효 소송에 패할 것에 대비해 A씨가 예비로 낸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박 판사는 "혼인신고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14년간 서로 떨어져 지내고 있고, 각자 독립생활을 하면서 외형상 법률혼 관계만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혼인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은 쌍방 모두에게 있어 이혼을 판결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혼인 파탄 경위, 아이의 연령, 현재의 양육 상황 등을 고려해서 B씨를 아이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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