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선 명령만 했다면 전원 살 수도 있었다는데… 그때는 왜?

세월호 참사 당시 승무원들이 퇴선명령만 했다면 단 6분 만에 승객 476명 모두가 바다로 탈출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빨리 탈출하라” 이 한마디만 했었다면 승객 모두가 살 수도 있었다는 의미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24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형주 가천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검찰에 제출한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에서 나왔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박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가천대 초고층 방재융합연구소의 ‘세월호 침몰 시 가상 대피 시나리오 기반의 승선원 대피 경로 및 탈출 소요 시간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제시했다.

가천대 연구소는 ▲ 사고가 발생한 오전 8시 50분(세월호 기울기 30도 추정) ▲ 인근에 있던 둘라에이스호 선장이 세월호에 탈출을 권고한 오전 9시 24분(52.2도 추정) ▲ 1등 항해사가 조타실에서 나와 목포해경 123정으로 올라타려한 오전 9시 45분(59.1도 추정) 등 세가지 조건에서 탈출 시간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승객과 승무원 476명이 모두 해상으로 탈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첫 번째 사례에서 5분 5초, 두 번째는 9분 28초, 세 번째는 6분 17초로 도출됐다.

박 교수는 기울기가 심한 세 번째 사례에서 소요 시간이 짧은 것은 배가 더 기울면서 오히려 선체 4층에서 뛰어내리기 용이해졌고, 4층에 승객이 가장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사고 발생 후 한 시간 안에만 퇴선 명령이 있었더라면 10분 이내에 모두 해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반론도 있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정상적인 퇴선 명령은 물론, 잘 훈련된 선원들의 대피 안내·유도를 전제로 해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이유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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