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 상황을 브리핑했던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마이크를 잡은 지 5시간여 만에 경질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경찰의 발표를 듣고 “40일이 넘도록 시체가 누구 것인지 제대로 확인조차 못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언급한 시점에 경찰청이 인사발령을 냈다. 경찰서장은 총경급으로 중간 간부인데, 전국에 생중계된 대국민브리핑 5시간 만에 옷을 벗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장 이상의 경찰 지휘라인 인사조치 및 검찰의 지휘 책임에 따른 문책성 조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22일 유 전 회장의 시신 발견 관련 초동조치 미흡으로 우 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후임 서장에 홍보전문가인 최삼동 전남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을 발령했다. 경찰이 우 서장을 경질하며 내세운 것은 유 전 회장 시신 주변에서 평소 유씨가 즐겨 복용하던 스쿠알렌 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신이 무연고자 것이 아닌 유씨의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판단한 것을 문제삼았다. 또 유씨가 로로피아나와 와시바 등 고가의 의류 및 신발을 걸쳤음에도 무연고자로 판명한 잘못도 지적했다.
유씨의 시신은 지난 6월12일 오전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40일이 지난 오늘 새벽에서야 유씨의 시신이 맞다고 발표해 전 국민적 음모론의 불씨를 키웠다. 경찰은 유씨 주변에서 스쿠알렌 병과 구원파임을 상징하는 문구들을 발견됐지만 정밀 부검을 생략하고, 시신을 장기간 순천장례식장 냉동고에 보관해 왔다. 이로 인해 수천명의 검·경·군이 동원됐을 뿐만 아니라 반상회까지 열려 전국이 유씨를 찾느라 힘을 낭비했다.
경찰청의 징계성 인사조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울산 남구을 보궐선거 유세 시점 무렵에 나왔다. 김 대표는 선거에 나온 박맹우 후보 지원 유세에서 “유병언인지 아닌지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던 무능한 경찰이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빠진 세월호 사고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외쳤다. 또 “유병언의 마지막 행적이 잡힌 곳으로부터 불과 2.5㎞ 떨어진 곳에서 시체가 발견됐다”라며 경찰의 무능을 질타했다.
취재진이 김 대표에게 “그럼 경찰을 지휘한 검찰은 책임이 없느냐”는 취지로 물었는데, 김 대표는 “아니다. 경찰에서 시신을 발견한 것”이라며 경찰 지휘부의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경찰은 유병언일 가능성을 생각 안 했다는 것 아니냐”라며 “현상금을 붙이고 수사할 정도였는데,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자세가 잘못됐다”라고 주장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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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브리핑 5시간만에 경질된 경찰서장…김무성 “검찰아닌 경찰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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