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월호 국조 합의… 김기춘 청문회 출석할 듯

여야는 29일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에 전격 합의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정조사는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 동안 실시된다. 본회의 의결이 있으면 연장도 가능하다. 청문회는 8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열린다. 청문회가 8월 초로 잡힌 것은 7·30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여야는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 포함 문제와 관련, 김 실장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는 대신 조사대상 기관에 ‘청와대 비서실’을 적시하고 ‘기관의 장(長)이 보고한다’는 내용의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김 실장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보고하게 된다. 또 여야가 요구하는 증인과 참고인은 반드시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채택하도록 했다. 청해진해운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일가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사안도 조사 대상이다.

국조 특위는 조사대상 기관에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국무총리실 감사원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교육부 법무부 해양경찰청 경찰청 전라남도 경기도교육청 등을 포함시켰다. 재난 보도의 적절성과 문제성을 조사하기 위해 KBS와 MBC도 대상 기관에 들어갔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예비조사에 참여한다.

증인과 참고인 등에 대한 신문은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조 청문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TV와 인터넷 등으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국정원과 국조 특위가 결정하는 기관에 한해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기관보고의 비공개 여부를 놓고 여야가 또다시 지루한 논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공직을 떠나 사인(私人)이 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의 증인·참고인 채택 여부는 여야 간사 간 협의로 채택키로 했다.

국조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국정조사 실시 사실을 알렸다”면서 “유족들이 유족이 된 마음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방송은 반성해야 한다. 다시는 속보 경쟁으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여야가 전격 합의에 도달했지만 김 실장의 증인 포함 여부를 놓고 여야가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은 “세월호 참사 수습에 머리를 맞대야 할 여야가 김 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 것은 큰 실수”라며 “새누리당은 반성하는 모습으로 국조에 임해야 하고, 새정치연합은 국조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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