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경찰 ‘소·곰생크탈출’ SNS 글 안녕에 예민한 요즘 적절한지…

Է:2014-05-2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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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경찰 ‘소·곰생크탈출’ SNS 글 안녕에 예민한 요즘 적절한지…

[친절한 쿡기자] 웃겨야 사는 시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언급하며 공무원들 다잡이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일 잘하면서도 재치있는 공무원을 원합니다.

경찰청은 27일 오후 2시쯤 공식 트위터(@polinlove)에 “#소생크탈출”이란 글(사진 위)을 올렸습니다. 스티븐 킹 원작의 글로벌 흥행작, 영화 쇼생크탈출이 아니라 ‘소’생크탈출입니다.

경찰청은 “강원도 산골마을 심심했던 소들이 단체로 외양간을 탈출했습니다”라며 “지나가던 행인에게 딱 걸려, 학교 앞에서 근무 중이던 삼척경찰서 윤하동 경위와 김진태 경사가 출동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글은 만 하루 동안 2150회 이상 리트윗되며 퍼졌습니다. 사실 소동은 지난 23일 벌어졌습니다. 오전 8시59분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38번 국도에 소 10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심포리 3반 정영권(75)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새벽에 외양간을 청소했는데, 소들이 탈출하는 걸 보면서도 힘이 부쳐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들로 산으로 찾아 다녔지만, 소를 발견한 경찰이 이장을 통해 “소 찾았드래요” 소식을 알려준 후에야 안심했습니다. 오전 9시30분 소들은 원대복귀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흘 뒤인 26일 통신사 가운데 한 곳이 기사화했는데 별 반향이 없었습니다. “외양간을 탈출한 소 10마리가 강원 삼척의 한 국도로 뛰쳐나왔다가 경찰관 등에 의해 소 주인에게 돌려보내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재미없습니다. 정통 스트레이트 기사는 묻혔지만, 뒤이어 ‘소생크탈출’로 접근한 경찰청의 글은 사나흘의 시차를 뛰어넘어 부활했습니다.

부산경찰 역시 28일 ‘곰’생크탈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공식계정(@polbusan)에 “오늘 새벽, 새끼 곰 1마리가 백화점과 지하철 사이 셔터 문에서 빼꼼 쳐다보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요”라고 했습니다. 새끼 곰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부산경찰 트위터엔 시간과 장소가 없어 알아봤습니다. 새끼 곰은 해운대구 NC백화점 12층 ‘주렁주렁’ 동물원에서 햄스터와 앵무새, 토끼와 거북이 등과 살았습니다. 28일 오전 5시30분쯤 이송을 위해 이동하다 케이지를 탈출했습니다. 발견된 곳은 백화점과 부산지하철 장산역 연결통로입니다. 새끼라고 해도 몸길이 50∼60㎝ 정도는 됩니다. 만일 셔터 문이 열려있었더라면 부산 시민들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곰을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국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킵니다. 세월호 참사, 경기도 고양터미널,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서울지하철 도곡역 열차 방화 등으로 모두들 ‘안녕’에 예민합니다. ‘안녕’이란 말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다는 ‘안녕’과 헤어질 때 말하는 ‘안녕’입니다. 처음과 끝이 같은 경찰, 동물뿐만 아니라 시민도 물불 안 가리고 돕는 경찰을 기대해 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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