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규슈 올레] 한 걸음 한 걸음…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걷다
히젠 나고야성 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천수대. 해발 89m지만 바다와 숲과 마을이 다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그 곳에 홀로 선 고목이 있다. 우산처럼 넓게 가지를 펼치고 무성한 잎을 단 나무다. 그리고 그 나무 곁을 지키는 올레의 마스코트 파란색 조랑말 ‘간세’. 작은 체구지만 의젓하다.
2011년 8월 일본 규슈관광추진기구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업무협약을 맺으며 규슈(九州) 올레는 한류 길 문화 수출 1호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3월 사가(佐賀)현의 우레시노 코스가 개통되면서 3년간 총 12개의 코스가 만들어졌다. 길이만 해도 150㎞가 넘는다.
규슈 올레의 로고 역시 제주 올레와 똑같은 간세다. 길라잡이는 화살표와 리본. 다만 제주 올레의 상징색이 주황인 반면 규슈 올레의 상징은 다홍이다. 다홍은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사의 토리이(鳥居) 색깔이자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색상이다. 파랑이 정방향, 붉은 계열의 주황과 다홍이 역방향인 것은 동일하다.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올레는 나와 세상을 이어 주는 길이자 세상을 향해 열린 길이다. 제주에서 시작한 올레가 대한해협을 넘어 일본까지 뻗어나가 규슈 전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제주의 속살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걷는 이들을 보듬어 안고 치유한 올레.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고대부터 우리와 교류해온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규슈에서도 동일한 치유의 힘이 발휘되리라 믿어본다. 그 길 위에서 우리 모두 안녕.
규슈=글 김 난, 사진 고영준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