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봐도 뻔한 스토리, 실소 자아내는 장면… ‘괴수영화’라도 너무해

Է:2014-05-1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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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봐도 뻔한 스토리, 실소 자아내는 장면… ‘괴수영화’라도 너무해

1998년 개봉한 할리우드의 괴수 영화 ‘고질라’를 기억하시는지.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혹평을 받았지만 광고 문구만큼은 크게 화제가 됐다. 바로 ‘사이즈가 중요하다(Size Does Matter)’는 문구였다.

그렇다면 또다시 리메이크돼 15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고질라’(감독 가렛 에드워즈)에서 고질라의 ‘사이즈’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답은 그간 TV 시리즈나 영화 등을 통해 수없이 리메이크된 고질라 중 가장 크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고질라의 키는 106m로 30층 높이 빌딩과 맞먹는다.

영화는 이러한 고질라를 앞세운 화려한 볼거리가 가장 큰 특징인 작품이다. 고질라가 방사능 물질을 먹고 자란 또 다른 괴수들을 처단하는 얼개를 띠고 있다. 고질라와 여타 괴수들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같은 대도시에서 충돌한다. 엄청난 힘을 가진 괴수들은 도시의 콘크리트 빌딩을 두부 뭉개듯 무너뜨려버린다. 인간은 이런 상황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업그레이드 된 고질라 캐릭터를 선보이기 위해 ‘매트릭스’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다수 참여했다고 한다. 영화는 괴수들의 싸움으로 폐허가 돼버린 도시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고대부터 존재해온 고질라를 자연을 대표하는 절대적인 존재로 상정해 자연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고질라’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우선 영화는 재난영화의 문법을 그대로 답습한다. 연약한 인간, 엄청난 스케일의 볼거리, 재난 앞에서 피어나는 가족애…. 문제는 이런 에피소드 대부분이 진부하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군인이나 과학자 등 다양한 직군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생동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는 없다. 모두 괴수들 싸움을 지켜보는 구경꾼일 뿐이다.

실소를 자아내는 장면도 적지 않다. 특히 푸른색 불을 내뿜는 고질라 모습은 1999년 만들어진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토리 전개 역시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조금도 비껴나가지 않는다. 영화 초반, 인물들의 가족애를 그린 부분들은 따분하게 느껴진다. 물론 괴수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미학적 완성도를 운운하는 게 가혹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영화 상영시간(122분) 내내 스크린에 펼쳐지는 요령부득인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괴수의 ‘사이즈’가 괴수영화에 필요한 전부는 아닐 것이다. 12세가.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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