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교도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가 보니… “하나님 의지해서 함께 일할 사람 찾아요”
“일이 좀 힘든데 괜찮으세요” “네, 괜찮습니다.”
“혹시 관련자격증은 있으신가요.” “네, 교도소에서 땄습니다.”
24일 오후 경기도 여주교도소 사랑홀에서는 ‘특별한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업체 관계자들이 구직자를 면접하는 모습은 여느 박람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진지하게 질문과 대답을 하고 있는 구직자는 평범한 취업준비생들이 아니었다. 푸른색 수의를 입은 재소자들이었다.
서울지방교정청이 주최한 이날 ‘2014년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 현장은 취업과 구인의 열기로 뜨거웠다. 금속가공, 의류제조, 건축자재생산, 식품가공 등 10개 기업 관계자들은 부스에서 출소가 임박한 38명을 면접했다.
과정은 꽤 까다로웠다. 인사담당자들은 이들이 미리 제출한 구직표를 들여다보며 적합한 사원을 뽑기 위해 신중을 기했다. 경력을 묻는 것은 물론 취업 후 거주문제와 마음가짐, 가족, 결혼여부 등 신상정보까지 거듭 확인했다.
이미 출소자를 채용한 경험이 있는 업체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박람회에 참여하는 업체를 섭외하고 무의탁 수용자에게 영치금과 음식 등을 전달해 온 예수사랑선교회 주은농장 대표 조용진(60) 목사는 “여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서 여러 차례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비교적 만족했다”면서 “우리 의지로는 쓰러지기 쉬우니 하나님을 의지해서 함께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출소예정자도 꼼꼼하긴 마찬가지였다. 취업희망을 신청한 기업뿐 아니라 현장에서 업체를 선택해 지원서를 작성해 면접을 보고 신용회복 및 소자본창업, 기독교신앙과 진로 상담을 받기도 했다.
다음 달 출소를 앞둔 박명호(가명·35)씨는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출소 전에 직장이 생길 것 같아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수감 중 예수를 믿게 됐다는 김기훈(가명·40)씨는 “그동안 소외됐다는 느낌을 갖고 살았는데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서 마음이 평안해졌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업체들은 재소자 15명과 채용의뢰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출소 후 해당업체를 방문해 다시한번 면담을 한 후 취업여부가 확정되는데 과거 사례로 볼때 거의 취업이 성사된다고 교도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법무부는 2008년부터 이같은 ‘노란리본달기 캠페인’을 통해 출소자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교도소마다 1년에 2∼6회씩 개최하고 있다.
여주교도소 윤재흥 소장은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겐 구직자를 소개하는 한편, 출소예정자에겐 직업을 제공해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함으로써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주=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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