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란 이름의 질병] 제리 리드 자살예방자원센터장… “미국선 중년 남성 자살이 사회 문제”

Է:2014-04-07 02:14
ϱ
ũ
[자살이란 이름의 질병] 제리 리드 자살예방자원센터장… “미국선 중년 남성 자살이 사회 문제”

미국은 중년 자살률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1999∼2010년 10∼34세 자살률은 7% 증가했고 65세 이상은 오히려 5.9% 감소했다. 유독 35∼64세 중년층만 28.4%나 급증했다. 특히 남성이 심각하다. 2010년 중년 남성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7.3명으로 여성(8.1명)의 3배를 넘어섰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맞춰 금융위기 등이 터지면서 경제적 압박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자살예방자원센터(SPRC)에서 특별한 세미나가 열렸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중년층 자살 고위험군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주제였다. SPRC는 세미나에서 중년층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실직 은퇴 이혼 등 사회적 어려움을 돕는 노하우에 초점을 맞췄다. SPRC 제리 리드(59·사진) 센터장은 “중년 자살시도자는 청소년이나 노인과 다른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10대는 학교에서, 노인은 요양원 등을 통해 자살 위험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중년층은 그렇게 찾아갈 루트가 없다는 뜻이다.

SPR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퇴 해고 이혼 빈곤 혹은 참전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중년 자살 고위험군과 자주 접촉하는 사람들을 먼저 찾았다. 그 대상이 바로 변호사들이다.

이혼 소송이나 연금·고용 분쟁으로 법률 상담을 받는 중년층 가운데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해 도울 수 있도록 SPRC는 변호사 등 법조인들에게 자살예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리드 센터장은 “중년의 고위험군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 많은 노력을 했다”며 “변호사들을 만났던 사람들부터 도움을 줘야 한다고 판단한 건 합리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리드 센터장은 “돈이 많든 적든, 나이가 많든 적든 모든 부류의 사람은 ‘준비되지 않은’ 변화 앞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다”며 “이혼할 때, 해고될 때 등 삶의 전환이 일어날 때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생애주기별로 포괄적인 공중보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은 1997년 자살이 국가적 문제라는 사회적 합의 아래 자살예방 법률을 제정하고 2012년 제2차 국가 자살예방 전략을 내놓으면서 자살이 공중보건의 문제임을 명시했다.

그는 이런 접근이 단순히 복지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드 센터장은 “국가적 자살예방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삶의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국민에게 알려주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변화에 맞닥뜨렸을 때 ‘당신의 고민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드 센터장은 “자살시도자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일이 오늘보다 낫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글·사진 전수민 기자

지금, 많이 힘드세요?

■ 자살예방 긴급전화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

■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