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변리사·법무사 업무 기웃… ‘밥그릇’ 넘보는 변호사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면서 법무사·변리사 등 유관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을 쫓아 법무사·변리사의 영역까지 손대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변리사 업무를 보기 위해 특허청에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 숫자는 2010년 131명에서 2011년 267명, 2012년 383명을 거쳐 지난해 587명으로 급증했다. 사건 수임이 여의치 않자 변리사 업무에 눈독을 들이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변리사회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전체 변리사 업무 중 얼마만큼을 수임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면서도 “변리사 업무를 보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변리사·법무사·회계사·노무사 등의 자격이 주어지고 관련 업무가 가능하다. 다만 해당 업무를 전담해 온 이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그동안 유관업계로 진출하는 변호사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개업 변호사 수가 2009년 9612명에서 지난해 말 1만4242명까지 늘어나는 등 변호사업계 자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들의 변리사 업무 진입에 대해 변리사업계 일각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려면 과학기술 지식이 필요한데 인문계 출신이 대다수인 변호사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이공계 출신 등 다양한 경력을 갖춘 이들이 로스쿨로 진출해 변호사가 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대다수가 법원이나 검찰 공무원 출신인 법무사 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변호사들까지 밀려들자 법무사들은 난감한 눈치다. 변호사들의 가세로 법무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법원이나 검찰 공무원 중 법무사로 개업하는 숫자 자체가 줄어들었다. 1999년 471명이었던 법무사 개업자 수는 2012년에는 104명으로 급감했다. 일정 경력 이상이면 법무사 자격시험을 면제받는데도 법무사 개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S법무사 관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존 법무사들 입장에서는 마땅한 출구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변호사의 업무 확대 사실이 알려지면 추가 타격이 있을까봐 언급 자체를 꺼리는 곳도 있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내거나 자세히 말하긴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공인노무사회 관계자도 “변호사들이 노동위원회나 노동청 등에 직접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아 실태 파악은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하지만 그는 “변호사 진출로 업계가 타격을 입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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