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허재호, 전국 지자체에 체납한 지방세가 최소 300억

[쿠키 사회] ‘황제노역’ 논란을 빚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과 계열사들의 세금 체납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국 40여곳에서 아파트 사업을 벌여온 대주그룹 계열사들의 체납규모는 그동안 파악된 것만 최소한 300억원대에 달한다.

광주시는 “대주그룹 계열사의 지방세 체납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건설부문 계열사인 지에스건설㈜이 주민세 등 9건에 14억5200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허 전 회장과 대주그룹 계열사가 광주시에 체납한 지방세는 허 전 회장 개인 24억원과 대주건설 17억원, 지에스건설 14억5200만원 등 55억5200만원으로 늘었다.

지에스건설은 경기도 용인시에도 205억원의 지방세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건설 역시 광주 동구와 전남 화순·해남, 경북 구미, 충북 청주시, 부산 등 지자체 6곳에 세금을 체납해 대부분 소유 부동산이 압류됐다.

대주건설 소유인 전남 완도 망남포구 대주연수원도 광주시와 광주 동구, 완도군, 목포시, 순천시, 부산광역시, 기장군, 용인시 등 9개 지자체가 압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대주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연수가 과거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어 허 전 회장의 개인별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주그룹은 그동안 대주건설이 본사를 뒀던 광주뿐 아니라 수도권과 영남, 충청권 등 전국 각지에서 ‘피오레’ 등의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활발히 벌이다가 2010년 최종 부도를 냈다. 허 전 회장은 이후 벌금 249억원과 국세 134억원, 지방세 24억원, 금융권 채무 233억원 등 640억원 중 5일간의 황제노역으로 현재 25억원이 탕감된 상황이다.

광주지검은 2차 기관협의회를 열고 지난 7일 허 전 회장의 가족 집에서 압수한 미술품 115점, 골동품 26점으로 벌금을 집행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미술품에는 천경자 화백·의재 허백련 선생의 작품 등이 포함됐으며 감정 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와함께 허 전 회장이 대주건설 하도급업체 대표로부터 재산 은닉을 빌미로 5억원을 뜯긴 것으로 알려져 숨긴 재산의 존재와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을 협박해 5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대주건설 하도급업체 대표 백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협박이 통할만큼 막대한 재산을 감춰 놓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차명 주식 거래를 통해 허 전 회장이 재산을 감췄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5억원이 오간 정황으로 미뤄 그 규모는 수십억~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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