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손님 독차지… 강남 ‘조폭 택시’ 적발

서울 강남대로 일대에서 조직적으로 심야 장거리 승객을 독점해 온 ‘조폭형’ 택시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상조회 등의 조직을 결성한 뒤 다른 택시기사들을 협박·폭행하며 시 외곽으로 가는 심야 승객을 독점한 혐의(폭행 등)로 조직폭력배 출신 신모(37)씨 등 택시기사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승용차로 불법 택시 영업을 한 일당 백모(38)씨도 함께 입건했다.

신씨 등은 심야 승차거부 단속을 피하기 위해 100여m씩 간격을 두고 떨어져 도로변에서 시동을 끈 채 대기하다 수원 등 경기도로 가는 장거리 승객만 골라 태웠다. 손님에게 1인당 3만원씩 받고 합승한 뒤 목적지까지 30여분 만에 주행하는 이른바 ‘총알택시’ 영업을 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2시50분쯤 강남역 인근에서 손님을 태우려던 경기 지역 택시기사 민모(60)씨에게 주먹을 휘둘러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다른 택시기사 500여명을 때리거나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승차거부 단속원 최모(62)씨에게 3차례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들은 폭행당한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 서로 목격자 행세를 하며 동료 상조회원을 감싸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과 인접한 강남역·사당역 근처에서 조폭형 택시영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일반 택시기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택시 무질서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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