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새 총재에 이주열씨 내정… 정통 한은맨, 물가안정 무게 둔 정책 펼듯
우리나라 중앙은행 총재에 정통 ‘한국은행맨’이 내정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후임에 이주열(62·사진) 전 한은 부총재를 내정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 내정자는 한은 업무에 누구보다 밝으며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과 판단력을 갖췄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이 내정자는 1977년 한은에 입행, 해외조사실장·조사국장·정책기획국장을 거쳐 2007년 부총재보, 2009∼2012년 부총재를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내정자는 2006년 부총재에서 바로 한은 총재에 오른 이성태 전 한은 총재와 똑같은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정통 한은맨으로 직원들 신망이 두텁다는 점은 유사하다. 2007년 3월 부총재보가 된 후 통화정책업무를 담당하며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온화하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토론을 즐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배현기 소장은 “격의 없이 토론하는 오픈 마인드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12년 한은을 떠날 때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며 김중수 총재와 각을 세운 일화를 들어 일부에선 과감한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이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통화정책 전문가로 금리 정책에 있어 인플레이션 억제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중도 매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시장에선 그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내정자가 좀 더 유연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3일 “물가 상승기도 하락기도 아닌 전환기에서 물가안정 목표 범위(2.5∼3.5%)만 맞추려는 안이한 생각을 접고 다가오는 디플레이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은에 요구되는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한은 총재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그가 치러야 하는 국회 청문회에선 아들 병역면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문 경력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은 간접적 의미에서 관리감독도 하는데 피감기관에 몸담고 있었던 경력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2년 공직자재산신고 때 이 내정자의 재산은 14억3571만원이었다.
한장희 박은애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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