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강창희의 그랜드슬램

Է:2014-02-2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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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국회의장만큼 극지방에 관심을 쏟는 정치인도 드물다. 아니 없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극지 연구원들은 말한다. 강 의장이 남극 세종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를 차례로 찾아간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강 의장이 과학기지 방문과 관련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강 의장은 14대 국회의원 시절인 1995년 1월 세종기지를 처음 방문했다. 그는 세종기지에서 1년간 생활하는 월동대원들을 격려하고 ‘컨살롱’에서 한잔하며 대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컨살롱은 컨테이너 건물의 구석방을 개조해 만든 일종의 카페 같은 공간이다. 대원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소주잔을 기울이는 곳으로 실내 분위기가 아늑하다. 기자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안주로 나오는 남극 대구회와 성게 알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세종기지 방문을 계기로 강 의장은 극지방에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는 과학기술부 장관 때 극지연구소가 다산기지 설립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북위 79도에 있는 니알슨 기지촌의 공용시설을 빌려서 개소한 다산기지는 북극 연구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현재 10개국이 공용시설을 활용한다.

그는 17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덴마크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 17개국을 돌고 다산기지로 발길을 돌렸다. 2004년 7월 다산기지에서 결빙 방지 물질을 탐구하러 온 연구진을 만나 빙하를 채취하는 이색 체험도 했다. 과기부 장관 때의 공로가 없었다면 다산기지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지난 12일 남위 74도인 곳에 위용을 드러낸 장보고기지를 방문했다. 강 의장은 “장보고기지는 우리 국민에게 거대한 과학의 영토이자, 정신의 영토”라며 “이곳에서 과학과 번영, 평화를 연구해 인류사회에 적극 기여하자”고 월동대원들을 격려했다. 아낌없는 국회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실종된 세종기지 대원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조디악(고무 보트) 전복 사고로 숨진 전재규 대원의 영결식장에 달려가 유족을 위로했다. 지역구 유권자도 아니고, 만나본 적도 없는 전 대원의 의로운 죽음을 애도한 것이다. 강 의장은 국회 예산 심의 때 극지연구소의 살림살이를 펴주기 위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하는 사나이들의 애환을 들으면 극지 마니아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강 의장도 극지 예찬론자임이 분명하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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