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특허분쟁 승소… 특허청 “신일철주금 기술은 이미 알려진 것”

포스코가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과의 전기강판 기술 특허 분쟁에서 이겼다. 포스코는 우리나라 특허청이 신일철주금이 보유한 방향성 전기강판 관련 특허 4건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특허청은 전날 “특허 4건의 38개 항목 모두가 이미 알려진 기술과 같거나 유사해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포스코와 신일철주금 간 특허 분쟁은 2012년 4월 신일철주금이 도쿄지방재판소와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포스코가 자사의 방향성 전기강판 관련 영업비밀 및 특허를 침해했다는 취지였다. 이에 포스코는 “해당 기술은 특허로 볼 수 없다”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특허청에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중간결정을 통해 포스코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나라 특허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자 포스코는 “신일철주금의 주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이어온 두 철강회사 사이의 특허 분쟁은 불황에 빠진 세계 철강업계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방향성 전기강판은 원가에 비해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에 폭넓게 쓰이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포스코는 2000년대 이후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신일철주금으로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앉아서 뺏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는 신일철주금이 해당 특허를 이용해 포스코를 상대로 관련 제품의 생산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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