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 인터뷰] “4년 노력 결실 맺은 것같아 기뻐…”
“사실 아직도 콤플렉스가 허벅지입니다. 예전에 언론에 꿀벅지, 금벅지, 철벅지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조금 속상하기도 했지만 기분 나쁜 것은 아니에요.” “나에게는 여왕보다는 여제라는 별명이 맞는 것 같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연패를 달성한 ‘빙속 여제’ 이상화(25)에게서는 이제 여유가 느껴졌다. 그는 14일(한국시간)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부담과 금메달을 딴 심정, 소소한 감정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2연패를 하고 이번 올림픽을 마친 소감은.
“그동안 4년간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 500m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1000m 시합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 이제부터 누리고 싶다.”
-우승했을 때 기분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전광판의 내 기록을 봤을 때 굉장히 놀랐다. 다른 선수들이 1차 레이스에서 잘 탔기 때문에 2차 레이스는 아무래도 긴장이 됐다. 전광판을 보고 ‘내가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2연패까지 가장 힘들었던 때는.
“밴쿠버올림픽 이후인 2010~2011시즌이다. 정상에 오르니 2등이나 3등도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 그런 부담 때문에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 때 잘하지 못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또 힘든 시간이 오지 않을까.
“이제는 힘든 시간이 와도 그리 힘들지 않을 것 같다. 한번 경험이 있고 그것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올림픽 2연패도 성공했는데 뭔들 못하랴’ 하는 마음이다.”
-‘빙속 3총사’로 불리는 모태범이나 이승훈과는 이야기를 했나.
“밴쿠버에서는 기자회견장에 친구들과 함께했었는데 이번엔 혼자라 속상하다. 모태범의 경기를 보는데 너무 아쉽고 속상해서 눈물이 나더라. 그래도 내 친구들은 이미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4년 뒤 평창올림픽이 있으니 거기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더 큰 환영을 받지 않을까 싶다.”
-무릎 부상 등 몸 상태에 대해 우려가 많은데.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이런 고통이나 병을 가지고 있다. 하지정맥류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무릎 통증은 좀 아팠다. 지난 시즌에는 무리하면 많이 아프고,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았다. 올해는 올림픽 시즌이라 무리하지 않고 필요한 운동만 했다.”
-이번 시즌 속도 단축의 비결로 감량을 꼽았는데.
“예전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몸집이 크고 다리가 두꺼워야 유리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슬림해지는 추세다. 나도 그것을 느꼈기 때문에 체중을 조절했다. 감량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스케이팅이 수월해진다.”
-실제 체중은.
“얼마 전 올림픽조직위에 공개된 체중은 4년 전 써놓은 기록이다. 사실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감량했다. 체중은 비밀이다.”
-늘 허벅지가 화제다.
“사실 아직도 콤플렉스가 허벅지다. 밴쿠버 때는 꿀벅지, 금벅지에 철벅지라는 말까지 나왔다. 언론에서 너무 그쪽으로만 이야기해서 조금 속상하기도 하지만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다.”
-동갑인 김연아의 별명은 ‘여왕’이고 이상화는 ‘여제’인데.
“이 별명이 좋다. 기록으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여왕보다는 여제라는 별명이 맞는 것 같다.”
-김연아가 경기를 앞두고 있다.
“늘 하던 대로 하면 연아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아까도 문자메시지 주고받았는데, 연아는 긴장하는 기색이 없어서 나보다 나은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는데 가족은 어떤 의미였나.
“오빠와 어렸을 때 스케이트를 같이 시작했는데, 내가 더 잘 타서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오빠도 계속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내가 메달을 획득한 것으로 미안함을 갚고 싶다.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주셨다.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워서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매력은 뭔가.
“나도 원래 쇼트트랙으로 시작했다. 어릴 때 스케이트 날에 얼굴을 다쳐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달리 앞 선수와 부딪칠 일도 없고, 그냥 혼자 하는 레이스가 좋았다. 내 운동량과 노력에 따라 기록이 나오는 게 나랑 맞는다.”
-스케이터로서 향후 계획은.
“올림픽에서 내 경기가 엊그제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 우선 2연패 성공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 지금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엄마, 아빠랑 TV 보면서 쉬고 싶다.”
-며칠 전 국내 인터넷에 남자친구와의 결혼설 기사가 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1000m 타기 전에 기사를 접했다. 1000m도 중요한 경기이고 집중해야 하는데 추측성 기사가 나와서 나도 놀랐고 당황스러웠다.”
-밸런타인데이인데 초콜릿은 받았나.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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