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상호] 우리가 夜鳴鳥는 아닐까

Է:2014-02-11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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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상호] 우리가 夜鳴鳥는 아닐까

히말라야 설산에는 ‘야명조(夜鳴鳥)’라는 새가 있다. 밤이 되면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며 우는 새라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새는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해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날이 밝아 햇살이 비치면 밤새 얼었던 몸을 녹이며 전날 밤의 일을 까맣게 잊고 다시 하루 종일 논다고 한다. 그러다 또 밤이 되면 낮의 일을 후회하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운다. 우리도 재난이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 상황만 극복된다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재난이 해결되면 이내 어려웠던 상황을 잊어버리고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소방방채청은 갑오년 새해 사자성어로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을 택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근본이 잘 서야 길이 보인다’는 뜻이다. 소방방재정책도 근본이 잘 서야 제대로 안전이 지켜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은 국민 중심이어야 하고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어야 한다. 그 다음은 현장 중심의 정책이다. 정책이 국민 피부에 와 닿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안전요원들, 소방관을 비롯한 재난안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협업 중심이 돼야 한다. 우리가 정책을 수행하면서 혼자는 할 수 없다. 소방방재정책을 추진하는 모든 기관의 관계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협조해야만 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소방방재청은 국민중심, 현장중심, 협업중심 체제를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할 것이다.

우선 선제적 예방대비태세 강화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예방정책에 대한 추진과제를 발굴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둘째는 신속한 대응복구체계 확립이고, 셋째는 맞춤형 안전복지정책 확대이다. 넷째는 예방과 대응, 안전복지를 위해 필요한 선진형 재난안전 기술개발이다. 이 네 가지 전략으로 국민안전을 실현하고 국민행복을 달성하고자 한다.

국민들은 소화기에 대해선 많이 알지만 소화전은 잘 모른다. 우리 주위에 많이 설치돼 있지만 소화전의 위치와 사용법을 제대로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심폐소생술의 필요성을 알지만 제대로 숙지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소방방재청은 화재나 심정지 발생으로 인한 생명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안전기술인 ‘소 소 심 캠페인’을 올해 중점 추진한다.

‘소 소 심’이란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CPR)의 줄임말이다. 이 캠페인은 국민안전을 위해 중요한 이 세 가지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사용법을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은 소방전문가용이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익혀둬야 할 생명지킴이 수단이다. ‘소 소 심’을 국민 개개인이 완벽하게 습득하면 화재나 사고 피해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소 소 심’을 습득하면 초등대응역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각종 건축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소 소 심’을 반드시 습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소화기로 진화하다 안 되면 대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화기로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 소화전을 사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최근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했을 때 한 여직원에게 소화전을 작동시켜 보라고 했는데 정말 쉽게 잘했다. 평소 교육훈련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민안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음부터 잘 해야지 하면서 미룬다면 설산의 야명조와 뭐가 다르겠는가. 우리들이 야명조처럼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 취해 안전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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