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재산 팔아넘긴 이득 228억 반환 판결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은 이해승씨의 후손은 정부에 200억원대의 토지 판매대금을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부장판사 박대준)는 7일 정부가 이씨의 후손 이우영 그랜드힐튼 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228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철종의 생부인 전계대원군의 5대손으로 1910년 일제로부터 귀족 중 최고 지위인 후작 작위를 받는 등 친일행위를 했다. 이씨는 일제시대 때 경기도 포천시 설운동 임야 185만여㎡와 서울 은평구 전관동 땅 2750㎡, 은평구 응암동 대지 172㎡ 등을 취득했다. 이 회장은 이씨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2006년 모두 228억여원을 받고 팔았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2009년 해당 토지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라며 친일재산임을 확인했고, 정부는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일제에서 작위만 받아도 친일을 한 것으로 인정하는 개정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해당 토지도 일제의 식민지 토지정비 정책에 편승해 받은 것으로 볼 여지를 배제할 수 없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친일재산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회장이 땅을 팔아 얻은 이득 228억원을 국가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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