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80%가 서울로… 지역 분산 방안 찾아야
국내관광 활성화·경쟁력 강화 방안은 뭔가
박근혜정부 두 번째 관광진흥확대회의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관광산업의 내수 비중을 높여 2017년까지 관광분야 일자리를 100만개로 늘리고, 내국인 국내관광시장 규모를 3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봄·가을 관광주간에 초·중·고교 자율휴업 유도, 근로자 휴가비 지원, 관광벤처기업 육성 등 다양한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국민일보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광무 원장 등 관광산업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내관광 활성화 및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4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좌담회를 열고 국내 관광수요 확대를 위한 대책을 점검해 보았다.
참석자
◇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 김경숙 (한국관광학회 회장)
◇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경쟁력본부장)
◇ 최노석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부회장)
◇ 이진식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장) <무순>
◇ 진행·정리: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영호=관광은 대표적 융복합 산업으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당연히 정책도 분산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부처간·이해관계자간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노석=이제까지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시대를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를 제조업 중심적인 눈으로 바라본 과거엔 관광이 그저 놀고먹는 꽃놀이 정도로 폄훼된 게 사실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관광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당면과제는 내수경제 활성화로 관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1200만명을 달성한 반면 국내관광은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과 국내관광의 선순환 구축을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광무=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현재 24조원 규모의 시장을 연차적으로 30조원까지 올리고자하는 목표 설정과 국제경쟁력을 25위에서 15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설정은 시기적절하다. 관광은 고품격 서비스 산업의 선도영역이자 모든 산업과 정책이 융합할 수 있는 매개고리이다. 과거 관광은 규제적 측면에서 오랫동안 다루어져 왔다. 이제는 적극적인 진흥의 측면이 필요하다. 즉 투명한 시장, 예측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거래, 다시 찾고 싶은 행복한 추억이 어린 관광지가 된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경숙=국내관광은 지난 3년 간 3.6% 성장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로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기엔 미흡하다. 게다가 외래 관광객 80% 이상이 서울에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 관광객이 많이 모여야 외래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즉 국내 관광객들이 국내 여행을 선호하게 해야 한다. 국내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은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다양한 산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을 통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최적의 산업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창조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기업의 역할과 민관 협력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최노석=관광기업이 할 일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서는 그냥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소위 ‘관광에 미친 사람’을 육성해야 한다.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기업은 성공한다. 융복합 문제도 이종간의 교배를 통해 뭔가 눈에 번쩍 뜨이는 게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존에 있는 것을 어떤 새로운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의 관광자원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관광 여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의 정책 성과와 향후 정책 추진방향은 무엇인가.
△이진식=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이 곧 발표된다. 이번 회의 결과 외에 또 다른 새로운 과제들도 발굴해 담을 예정이다. 이번에 제시된 과제들은 연말까지 시행해 결과가 도출되도록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관광 규모는 2010년 16조원에서 2012년 23조원으로 7조원이 증가했다. 국내여행을 한 국민도 3000만명에서 3600만명으로 600만명이 늘었다. 국내 관광시장이 훨씬 더 빨리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의 관계부처 협업이 더 중요한 이유다.
-관광자원의 다양화를 통한 매력도 향상을 위해 생태관광, 농어촌관광, 스포츠관광, 음식관광 등이 제안됐다. 시장의 새로운 관광 수요를 충족시키는 시의적절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본다.
△김경숙=관광 트렌드는 항상 변화한다. 세계 수준의 자원과 인프라가 제공되어야 국내관광이 활성화 된다. 하드웨어형 개발도 좋지만 지역성이 살아있는 지역의 고유 콘텐츠에 기반을 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의 민원성 사업 또는 인접 지자체간 중복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역성 콘텐츠를 만들 때 지역주민의 참여가 우선 전제 되어야 한다. ‘관광두레’ 같은 주민 주도형 사업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2017년 외래관광객 유치목표를 1600만명으로 설정했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래관광객의 지역분산을 유도하고 부처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최노석=중국 등 우리 주변을 둘러싼 지역 국가들의 관광욕구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류와 쇼핑이라는 장점 외에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돼 목표 달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언어 소통과 교통이다. 영어와 중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많은데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통역 서비스는 손을 놓고 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에 대한 환대 서비스도 중요하다.
△김영호=중국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 인바운드 관광 50년 역사는 일본 관광객 중심이었다. 그러나 일본보다 중국 관광객이 더 많이 찾고 있다. 작년을 기점으로 중국인들의 1인당 관광지출도 가장 높다. 특히 중국인들이 대도시와 지방 관광을 함께 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향후 중국 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관광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 중국인들은 이미 세계 명품 소비 지출에 있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중 명품을 소비하는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4대 서비스는 의료관광, 투자 컨설팅, 해외여행, 자녀교육이다. 이 네 가지 특성으로 볼 때 한국이 가장 최적지라고 볼 수 있다.
△박광무=정부와 국회에서의 업무 경험을 통해 비춰 봤을 때 현실적으로는 각 부처 간, 정책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이 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 구절판’이라는 말처럼 개별적인 정책 하나하나가 중요하면서도 비빔밥처럼 융합을 이뤄야 한다. 또 담당 공무원의 마인드도 매우 중요하다. 현장에서의 관광 체험과 정책에서의 이론이 잘 맞물릴 수 있도록 관광을 직접 체험하고 정책과 접목할 수 있는 관광아카데미 교육이 필요하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 못지않게 업계 및 학계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진식=관광 진흥은 정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될 문제는 아니다. 관광공사, 문화관광연구원, 학계 및 관련 단체를 비롯해 기업까지 포함해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방문한 관광지를 재방문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앞장서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김경숙=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이다. 관광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관광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했다. 우리 정부와 업계, 학계, 연구 기관 관계자들이 힘을 합치고 협력한다면 관광경쟁력을 15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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