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투석에도 꿋꿋이 목회 헌신 아버지께 주님이 준 신장 나눔은 당연하죠”
영양중앙교회 이응기 목사 부자의 신앙과 孝
지난 16일 오전 7시10분,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병원. 수술대에 누운 이예준(27)씨는 바로 옆 수술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예준씨의 아버지 이응기(58·영양중앙교회) 목사가 누워 있었다. 수술 전 아버지와 손잡고, “하나님이 일하실 테니 잘될 것”이라 기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8시간 수술 끝에 예준씨의 신장 한쪽은 무사히 아버지에게 이식됐다.
21일 삼성병원에서 만난 예준씨는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돼 있었다. 대학 졸업반인 그는 “수술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병마와 힘겹게 다투면서도 목회에 전념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의 신장질환이 악화된 것은 2011년 중순부터다. 이 목사는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3일 투석을 받아야했다. 이 목사의 아내 김인영(56) 사모는 “한번 투석을 받고 오면 제대로 서있지 못할 만큼 지쳤지만 남편은 새벽기도와 심방, 주일 설교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지만으로 버티기는 힘들었다. 상태는 계속 나빠졌고, 강단에 서면 성도들은 이 목사의 안색을 먼저 살폈다. 신장이식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는 의사의 말에 예준씨는 주저 없이 검사를 받았고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목사가 질병으로 고난을 겪은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이 목사는 2009년 성도의 장례예배에 가다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의료진은 “왼쪽 뇌의 손상이 심각해 수술 후에도 언어장애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수술 후 아무런 부작용 없이 회복했다.
이 목사는 “고난은 곧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나를 회복시키심으로 내가 여전히 당신의 ‘쓸모 있는 도구’라는 확신을 주셨다”고 말했다. 김 사모는 “당시 성도들이 하나가 돼 남편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며 “기도의 응답을 받고, 성도들이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이 목사는 1996년 경북 영양군 영양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이 목사는 “당시 영양중앙교회 성도들은 전임목회자와 갈등 탓에 마음 문이 닫혀 있었다”고 말했다. ‘온전한 헌신’을 결심한 이 목사는 밤낮으로 성도들을 위해 기도했다. 다문화 사역 등 구제사역을 기획하며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성도들의 마음 문은 조금씩 열렸다. 이 목사는 3년에 한 번씩 총 3번의 재청빙 끝에 마침내 영양중앙교회 위임목사가 됐다.
이 목사는 “성도들이 우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여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사모는 “이식 수술 후 한 성도는 ‘하나님께서 더 큰 사역을 맡기시기 위해 목사님께 고난을 주시고, 또 회복시키셨음을 믿는다’며 약초를 캐서 마련한 돈을 병원비에 보태라고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식 수술 후 이 목사의 가족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이 목사에게는 친아들인 예준씨 외에 9년 전 입양한 현진(가명·17)양과 지난해부터 위탁보호를 맡은 예림(가명·17)양 두 명의 딸이 더 있다. 김 사모는 “평소 표현을 잘 못하던 두 여동생이 예준이에게 ‘오빠를 존경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더라”면서 “2주 후 남편이 퇴원하면 온 가족이 모여 감사예배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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