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1인 미디어 전성시대] 먹방 공방 겜방… 방방 뜨는 1인 방송
‘째깍째깍….’ 스톱워치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공부하는 손놀림도 바빠진다. 수능 문제집과 공책을 펴놓고 펜으로 밑줄을 긋거나 별표를 친다. 10시간 남짓 공부하더니 “여러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카메라를 향해 꾸벅 인사한다.
‘엉가’란 닉네임의 인터넷방송자키(BJ)가 진행하는 ‘공부방송(공방)’은 이런 식이다. 아무 말 없이 공부하는 모습만 생중계하는 이 방송의 최근 3년 누적 시청자가 무려 16만명에 달한다.
인터넷 ‘1인 미디어’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공방’ 외에도 ‘먹방(음식 먹는 걸 보여주는 방송)’ ‘음방(음악방송)’ ‘겜방(게임방송)’ 등 천차만별이다. 제도권 방송에서는 대접받기 힘든 이런 콘텐츠가 1인 미디어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입 5수생인 BJ 엉가(23)는 3년 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하루 목표 공부시간을 공지한 뒤 책상 옆에 스톱워치를 두고 시청자에게 ‘자발적 감시’를 요청했다. 엉가와 시청자가 서로 매일 공부한 시간을 일자별로 정리해 게시판에 올리며 경쟁도 했다. BJ 엉가는 14일 “방송을 하면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올해는 대학에 합격해 방송을 접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기 장르도 유행을 탄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게임방송이 대세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먹방’, 하반기에는 ‘공방’이 인기를 끌었다. ‘음방’은 BJ가 직접 기타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음악을 틀어준다. 요리법 강좌인 ‘요방(요리방송)’, 배우 최강희씨 등 연예인이 직접 팬과 소통하는 ‘팬방’도 있다.
새로운 수익구조도 생겨났다. 인터넷 1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1개당 100원에 ‘별풍선’을 판다. 이를 시청자가 사서 BJ에게 선물한다. BJ는 일정 수수료를 내고 이 별풍선을 현금으로 환전한다. 인기 방송의 경우 한 시청자가 한번에 수백개 별풍선을 선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 방송을 녹화해 유튜브에 올리면 광고 수익도 나온다. 인기 게임방송 BJ ‘대도서관’은 “한 달에 유튜브 수익만 2000만원 이상”이라며 “BJ도 곧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BJ가 늘면서 아프리카TV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 말 사이 최고 동시 개설 방송 수는 3400개에서 7000개로,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40만명에서 77만명으로,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25만명에서 330만명으로 훌쩍 뛰었다.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송해룡 교수는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지상파로 대변되는 공적 미디어가 쇠퇴하고 사적 미디어가 각광받고 있다”며 “앞으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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