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내 자동차 5개사 담합 첫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5곳에 대해 담합 조사에 착수했다.

7일 공정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말부터 업체들이 승용차 판매가격과 옵션(선택사양) 구성, 신차 출시시기 등과 관련해 사전에 정보를 교환하거나 합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가 승용차 담합과 관련해 국내 업체들을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최근 수입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와중에 국내 업체들의 가격 인하폭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간 담합이 성립됐을 여지가 크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시장 교란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덤프트럭 등 대형화물상용차 가격을 담합한 현대차 등 국내외 7개 자동차 제조업체에 과징금 1160억48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현대차는 가장 많은 717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자진신고(리니언시) 1순위로 전액을 면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5년 전인 1999년 기아차를 인수할 당시에도 현대차는 막대한 부채 탕감을 비롯한 파격적인 혜택을 받으며 도마에 올랐다.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독주체제가 굳어졌지만 업계 1위에 걸맞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승용차 시장은 연간 130만대 규모로 화물상용차 시장(25만대)의 5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승용차 관련 담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과징금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