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왕산면, 100년만에 옛 지명 되찾아
[쿠키 사회]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旺山面). 본래 지명은 ‘임금의 땅(산)’이라는 의미를 담은 왕산(王山)이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왕산면의 ‘임금 왕(王)’자가 ‘일본(日)의 왕(王)’을 뜻하는 ‘성할 왕(旺)자’로 바뀌어 ‘旺山面’이라는 지명이 1세기 동안 사용돼 왔다. 당시 민족정기를 말살키 위한 일본의 조치였다.
강릉시 왕산면 주민들이 일제에 의해 빼앗긴 옛 한자 지명을 100년 만에 되찾았다. 시는 ‘강릉시 왕산면 등의 한자명칭 변경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왕산면의 한자표기가 앞으로 ‘旺山面’에서 ‘王山面’으로 바뀐다.
왕산면은 고려말 우왕(禑王)이 이성계에 의해 지금의 왕산리 지역에 유배되면서 ‘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인 1914년 조선총독부령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으로 왕산(王山)이 ‘왕산(旺山)’으로 변경됐다.
당시 일제는 민족정기를 말살키 위해 우리 지명에 쓰이던 ‘왕(王)’을 ‘황(皇)’ 또는 ‘왕(旺)’으로 바꿔 놓거나,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을 담지 않은 채 남면(南面), 동면(東面) 등 방위만 표시한 행정구역으로 지명을 변경해 놨다.
지역 주민들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왕산의 본래 한자표기를 되찾기 위해 지난해 10월 전체 주민 1700여명 가운데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했다. 이에 시는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명칭 정비 추진계획’에 근거, 왕산면의 한자표기를 원래대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또한 시는 연곡면 ‘신왕리(新旺里)’의 명칭도 본래 한자표기인 ‘新王里’로 변경키 위해 주민의견을 수렴 중이다.
김준태(58) 왕산면 이장협의회장은 “100년 동안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한자명칭을 사용한 것이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이제라도 본래 이름을 되찾게 돼 매우 감격스럽다”면서 “명칭 변경을 계기로 삼아 주민들이 더욱 합심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강릉=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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