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마오쩌둥, 신인가 인간인가

Է:2013-12-30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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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라운지-정원교] 마오쩌둥, 신인가 인간인가

중국 농촌 마을에 가면 집안 벽에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사진을 붙여놓은 걸 흔히 보게 된다. 베이징 등 대도시에도 마찬가지다. 택시를 타면 앞 유리창 쪽에 마오쩌둥 사진을 넣은 펜던트가 적지 않게 걸려 있다.

마오 탄생 120주년에 즈음해 그의 고향 후난(湖南)성 샹탄(湘潭)현 샤오산(韶山)을 방문한 사람들 상당수는 돈 잘 벌고 가족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공산당 혁명 성지를 순례하는 소위 ‘홍색(紅色) 관광단’의 일원도 있고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마오 동상을 향해 헌화하면서 소원을 비는 행위는 차이가 없었다. 공자나 관우를 문신(文神)이나 무신(武神)으로 모시는 것처럼. 시장경제가 널리 퍼진 지금 중국인들은 마오를 재신(財神)으로 숭배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오 탄생 기념일인 지난 26일 마오주석기념당이 있는 천안문(天安門) 광장으로 가는 도로는 오전 내내 엄청난 정체를 빚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의 기념당 참배에 맞춰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탓이다. 10월 말 천안문 차량테러 사건 전과는 비교가 안됐다. 이날이 중국 인민들 모두에게 축제로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당일 오전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천안문 성루. 마오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선포했던 천안문 광장을 사이에 두고 마오기념당을 마주보고 있는 이곳에서 만난 30대 부부는 “쓰촨성에서 베이징에 처음 왔다. 역사는 잘 모르지만 이곳에 와보고 싶었다”고 했다. 문화대혁명 때 광장에 운집한 100만 홍위병들이 빨강 ‘마오주석 어록’을 흔들며 광적인 모습을 보였던 사실도 이 부부에겐 ‘화석’일 뿐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 좌담회에서 “혁명지도자는 인간이지 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오에 대한 신격화를 경계하는 동시에 그도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인간임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정통성 확보를 위해 마오를 버릴 수 없는 중국공산당의 현주소를 잘 드러낸다. 그러나 마오는 중국인 사이에서 이미 빈부격차 등 현실의 불만을 달래는 ‘종교’가 돼가고 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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