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성탄절 새벽송’ 서울 우리가꿈꾸는교회… “온누리에 예수 탄생 알리고 선물도 나눠요”
성탄절 이브인 24일 늦은 밤, 서울 평창동 우리가꿈꾸는교회 조기연 목사와 성도 20여명은 두터운 옷을 껴입고 ‘새벽송’에 나섰다. 밤이 깊어지자 기온은 더 낮아졌고, 바람도 매서웠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성탄절 찬양이 화음을 이뤄 골목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자 창에 불이 하나씩 켜졌다. 새벽송 대원들은 교회 부근부터 수 ㎞ 떨어진 곳까지 성도들의 집을 찾았다. 이 교회는 2008년 설립된 이후 해마다 성탄 전날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새벽송을 돌고 있다.
매년 집에서 새벽송을 기다리는 김익정(69) 권사는 “어렵거나 수고하는 이웃에게 줄 선물을 사서 새벽송을 기다리는 마음이 마치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과 같아 설렌다”고 말했다. 새벽송에 참여한 이명주(46) 집사는 “기쁜 마음으로 아기 예수를 기다리며 목청껏 찬양했다”며 “방문하는 성도의 집마다 흐뭇한 얼굴로 찬양을 듣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우리가 목자들에게 나타난 천사가 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새벽송을 마친 성도들은 관내 파출소에 들른다. 이 집 저 집에서 받은 선물을 수고하는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이다. 당직을 서는 경찰들의 얼굴에는 당연히 환한 미소가 번진다. 우리가꿈꾸는교회 성도들은 연말과 새해 초에는 노숙인 센터와 노인정 등도 방문해 선물 상자를 나눠 줄 계획이다. 새벽송의 은혜를 계속 이어가자는 취지에서다.
새벽송은 예수님이 태어난 날 천사들이 잠을 자던 목자들에게 나타나 아기 예수의 탄생 소식을 전하고 찬양과 경배를 드린 데서 유래한다. 새벽시간에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새벽송이라고 한다. 성탄절 새벽에 성도의 가정을 찾아 주님을 찬양하는 것은 한국교회 50∼70년대 정겨운 성탄절 문화였다.
새벽송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천사들이 성탄을 찬양한 것 같이 주님의 성탄을 하나님께 찬송 드리며 각 가정을 축복한다는 뜻과 거룩한 성탄절에 깨어 주님을 맞고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의 복된 소식을 새벽이 밝아올 때 널리 알리는 것 등이다. 또 새벽송 대원들이 영적 행진을 하면서 자신들이 밟는 땅을 주님께서 다스리시기를 기원하며, 새벽송을 맞는 성도 가정에서는 작은 선물을 준비해 성도 간 교제를 두텁게 하는 뜻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에선 거의 사라졌다. 곤한 새벽잠을 깨운다고 불편해 하기 때문이다. 메들리로 부르는 캐럴과 성탄인사의 떠들썩한 소리를 도시인들은 소음공해로 인식한다.
조기연 목사는 “예수님을 마음 한가운데 주인으로 모시고 성탄의 본래 의미를 되찾을 때 진정한 기독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매년 성탄절이면 새벽 송을 빠뜨리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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