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들은 벼랑에 서 있는데 정부·정치권은?

Է:2013-12-24 01:42
:2013-12-24 10:39
ϱ
ũ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내년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오죽했으면 ‘내년 목표가 생존’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쌍두마차인 현대자동차마저 원고·엔저 영향으로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환율변동과 금리상승, 신흥국 경제둔화 등으로 경영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한계기업들이다. 몇 년간 지속된 해운·조선·건설경기 침체로 웅진, STX, 동양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한진, 현대 등도 돈 될 것은 다 팔면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3곳을 팔아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3조3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내놨다. 대한항공도 지난주 에쓰오일 지분과 노후 항공기 등을 팔아 3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계열사인 한진해운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0여개 외항선사가 문을 닫았고, 국내 3위 해운사인 STX는 법정관리 중이다. 2위인 현대상선과 1위인 한진해운도 풍전등화 신세로 내몰리고 있다. 수년간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사를 끼고 있는 대부분 그룹들도 어려움에 처했고 1400여개 협력업체를 거느린 시공능력 16위의 쌍용건설마저 법정관리 기로에 놓였다.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79.2%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업들이 사라질지 모른다.

그런데도 정부는 현 위기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제활성화법안을 처리해주지 않는다고 국회에만 화살을 돌릴 뿐 위기에 대처하는 급박함이 안 보인다. 경제수장은 무기력하고 위기를 헤쳐 갈 돌파력도 갖추지 못했다. 스멀스멀 위기가 다가오는데도 “한국경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방심했다가 쓰나미로 덮친 경제위기를 되풀이할 셈인가. 살릴 기업은 확실하게 지원하되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가차 없이 해서 시장불안의 싹을 제거해야 한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 묻고 싶다.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무너져 가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재벌과 부자 특혜라는 과거 잣대만 들이대면서 경제활성화법안을 꽉 움켜쥐고 있으니 안타깝다.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선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때다. 시간은 많지 않다.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