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1년, 소통과 승복으로 새 정치를

19일은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대선에서 이구동성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 정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대화와 타협은 찾아보기 어렵고 갈등과 대립의 정치가 심화됐다. 북한을 비롯한 주변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고 국민 살림살이가 고달프기만 한데 정치권은 싸움질에 여념이 없다. 정치 지도자 대신 국민이 나라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그는 대선을 치르면서 국민 대통합을 공약했다. 지역 이념 세대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100%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통합의 정치를 외면했다. 각종 인사에서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을 챙기고, 특정 지역 출신을 유별나게 많이 등용했다. 강경 보수인사들이 득세했다. 대탕평 인사를 하리란 기대는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이름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불통(不通)의 정치는 더 큰 문제다. 박 대통령에게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는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와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은 최고 지도자로서 여유를 갖고 반대편과 약자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야당을 밀어붙여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은 하수에 속한다.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들에게 지시만 할 뿐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병증이다. 대통령의 통합 및 소통 노력은 절대 포기해선 안 될 명제다.

민주당의 행태도 국민들에게 실망이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나도록 선거에 불복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은 검찰 수사와 사법부 판단에 맡기고 국리민복을 위해 여권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당사자인 문 의원이 지금이라도 대선 승복을 다시 한번 선언하면 국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문 의원을 비롯한 야권의 대선 예비주자들이 벌써 차기 경쟁을 벌이는 건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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