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기 민망한 북한군의 충성맹세

Է:2013-12-1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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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실세 최룡해의 대남 도발에 철저 대비해야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유일 지도체제가 일단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높이 모시는 것이 장군님(김정일)의 위업을 완성하기 위한 근본 담보”라고 말했다. 장성택 숙청으로 아직은 권력 내부가 어수선하겠지만 추모대회 분위기로 보아 김정은의 권력기반에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추모대회에서 주목되는 점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최고 실세임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추모대회 때와는 달리 김정은 바로 옆에 앉아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전날 북한군의 김정은 충성 맹세대회를 주도한 데 이어 추모대회에서도 ‘결의연설’을 통해 충성을 다짐했다.

북한은 1995년부터 국가 경영에 군을 최우선시하는 이른바 선군(先軍)정치를 해 왔다. 김정은 역시 지난 2년간 권력을 다지면서 군의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대외 개방론자로서 대남 유화정책을 펴온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북한 권부 내 군의 입김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최룡해의 최고 실세화가 그것을 말해준다. 군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남북 간 교류협력보다는 군사적 긴장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군의 충성 경쟁으로 엉뚱하게 도발할 수도 있다. 보기 민망한 군의 충성 맹세대회에서 그런 분위기를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가 내년 초 북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지도부가 불안한 상황에서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을 진행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 최고 책임자가 도발 예상 시점을 정확히 공개한 것이 국민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에 군이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고 언급했다. 국가정보원 정보에 기초한 발언이라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북한이 또 다시 도발할 경우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고 만다.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은 영영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도발에 신경을 써야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의 근본적 변동 가능성에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범정부 차원의 효율적 상황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상설 사무조직 설치를 지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안보 관련 부처 실무자들이 상시적으로 머리를 맞대도록 해야 한다. 부처 간 벽을 허물어야 알찬 대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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