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군 정보 유출 혐의 조오영·조이제 영장 기각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11)군의 개인정보를 불법 열람·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오영(54) 전 청와대 행정관과 조이제(53)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7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범죄 혐의 소명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구속수사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정보유출 의뢰자나 경위 등에 대해 진술을 회피·번복해 왔던 당사자들에 대한 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행정관은 지난 6월 11일 조 국장에게 채군 인적사항 조회를 요청했고, 조 국장은 실무자인 김모 팀장을 시켜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했다. 조 국장은 당초 관련 내용을 조 전 행정관에게 당일 오후 4시40분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채군 가족부 조회가 이뤄진 시간이 오후 2시10분쯤인 것으로 확인하고 유출 경위를 다시 추적했다. 검찰은 최초 조회 시간과 두 사람의 문자메시지 교환 시점 간에 2시간 이상 간격이 있는 만큼 중간에 다른 인물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크고 관련자들이 이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검찰은 관련자들을 재차 추궁한 끝에 조 전 행정관이 조 국장에게 “정보를 제3의 인물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했고, 조 국장 지시에 따라 김 팀장이 채군 가족부를 서초구청 팩스로 외부에 송신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검찰은 팩스 수신자를 확인하지 못했고 혐의 대부분을 관련자 진술에 의존하는 등 구체적인 물증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정보유출을 최초 부탁한 제3자에 대해 특정하지 못한 채 서둘러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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