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박근혜 키즈의 고언
“여권엔 확고한 지지층을 가진 ‘솔로가수’가 있지만 저쪽(야권)은 ‘걸그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해 4·11 총선 직후 야권 내에서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 주장이 나왔을 때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한 말이다. 박근혜 후보를 ‘솔로가수’에, 야권 대선주자들을 ‘걸그룹’에 각각 빗댄 것이다. 2011년 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깜짝 발탁한 그의 발랄한 사고를 읽을 수 있다.
야권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당돌한 발언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안철수 후보와 관련해 “서울시장 같은 목민관을 거쳐 검증을 받고 (대선에) 나가야 하는데, 대통령을 바로 하기에는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아무래도 서울시장을 안 한 것이 큰 실수인 것 같다”고 했다. 그보다 3개월여 전에는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민을 고려했었으나 현재는 소시민으로 열심히 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쓴소리도 거침없었다. 지난해 8월 공천헌금 파문이 일어났을 때 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당 회의가) 봉숭아학당 같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20대로부터 33.7%, 30대로부터 33.1%를 득표했다. 20% 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웃돌았다. ‘2030 표심’을 많이 끌어온 데에는 이 전 비대위원의 활약도 한몫했다.
그가 최근 새누리당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암살’ 발언과 대선불복을 선언한 민주당 양승조·장하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새누리당이 대통령 비판에 일사불란하고 강하게 대응한 것은 일종의 구태이며, 다양성을 상실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더 신랄하다. “북한이 웃긴 이유는, 다른 논의는 항상 자기들 마음대로 파기하고 자신들의 지도자를 모욕하는 행동에 대해선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북한만의 이야기인지는 미지수.” 새누리당 행태가 북한과 다를 바 없다는 뉘앙스다.
역시 ‘박근혜 키즈’인 손수조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은 새누리당이 개혁과 청년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과 청년에 대한 새누리당의 관심이 식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이들의 고언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등을 돌릴 것이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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