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엄기영] 99일 멱살잡다 하루 만에 ‘벼락치기’… 실망만 준 정기국회
2013년 정기국회가 10일 끝났다. 그러나 국회는 임시국회를 열어 연말까지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하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무척 씁쓸하다. 국회선진화법이 처음 적용된 해였고, 새 정부도 출범해 기대가 높았지만 정치판은 실망스러웠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 풍경도 국민들에게는 매우 익숙했을 것이다. 국가정보원개혁특위와 예산결산특별위 예산안조정소위는 파행을 겪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의 박근혜 대통령 비판 발언에 반발해 한때 국정원개혁특위를 보이콧했고, 민주당은 예결위를 거부했다. 상호간 막말 공방도 뒤따랐다. 야당 중진 의원이 대통령 암살을 경고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이나, 이에 발끈해 여당이 의사일정 보이콧 및 국회의원 제명안을 들고 나온 것 역시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한 충청권 중진 의원은 “요즘 국회의원들의 말은 여야 할 것 없이 국민의 대표라고 보기에는 너무 가볍다”며 “한 해를 돌아보면 정치와 금도가 실종됐다”고 한탄했다.
정기국회 개회 이후 100일간 밀려 있던 법안들은 벼락치기로 처리됐다. 예정 시간보다 20분쯤 늦게 시작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의사봉이 바쁘게 움직였다. 국회는 안 돌아가도 신기하게 법안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회가 실종된 와중에 지난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다녀온 강창희 국회의장은 본회의 의사봉조차 잡지 못했다. 민주당이 지난 2일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처리 및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거부에 반발해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은 여야 합의 정신이 핵심인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논란에 휩싸인 점은 오점으로 남게 됐다. 연말 임시국회에 남겨진 나머지 공부 과목은 국정원개혁법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다. 정규 수업은 ‘땡땡이’쳤어도 나머지 공부라도 열심히 하면 그나마 다행 아닐까.
엄기영 정치부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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