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性의 권력교체

Է:2013-12-0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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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토크] 性의 권력교체

“4만년간 세상을 지배한 남자를 40년 전부터 여자가 밀어내면서 성(性)의 권력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해나 로진이 ‘남자의 종말’이란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교육, 일자리 부문 등을 살펴보면 정말 전 세계적으로 여풍(女風)이 거세다.

미국의 초·중·고교에서는 남학생의 학업 성적이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여학생들은 좋아지고 있다. 대학에서도 학사 및 석사 학위의 60%가 여자들 몫이다. 이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고등교육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미래에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15개 업종 중 12개가 여성들의 차지다. 본래 남성들이 독차지했던 교직과 약사도 이제 여성 전용 일자리가 되고 있다.

여풍의 원인은 대략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Y염색체의 종말론’ 속에 숨어 있다. 최근 하와이주립대 연구진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생쥐의 Y염색체 속에 들어 있는 모든 유전자 정보를 단 2개의 유전자에 압축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번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기존 연구에서도 남성을 상징하는 Y염색체는 수백 개의 유전자를 잃으면서 점차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5000만년 동안은 인간의 Y염색체가 건재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두더지들쥐와 고슴도치처럼 이미 Y염색체를 상실한 후 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다른 염색체에서 등장한 포유류도 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여성성을 더 필요로 하는 현대사회의 속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며칠 전 외신을 통해 알려진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남자의 뇌는 한 번에 한 가지의 일에 집중하는 데 더 적합한 반면 여자의 뇌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는 멀티태스킹에 더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모든 분야가 융합으로 서로 얽혀 나아가는 현대 사회의 발전상을 감안해보면 뇌의 구조상 여자가 훨씬 유리한 셈이다.

또한 남성의 집중된 힘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점차 쇠퇴하는 반면 현대사회는 감정적으로 섬세하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므로 유전학 및 문화적인 면에서 여성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여성을 상징하는 X염색체의 유전자는 쇠퇴하는 Y염색체와는 달리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해나 로진의 주장대로 성의 권력교체가 이루어지는 게 과학적인 견지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것도 같다.

이성규(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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