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오류 논란 세계지리 8번 이의심사 졸속, 소송전 불렀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 오류 논란에 대한 심사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제출한 ‘수능 이의신청 및 심사 집행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5일 밝혔다.

평가원 이의심사실무위원회는 수능 이후 이의신청이 제기된 14과목의 심사를 진행했다. 총 199명 의 심사위원을 투입했으며 과목당 심사시간은 2시간∼4시간30분이었다. 세계지리 8번 문항은 한국지리 등 13건과 함께 심의됐다. 심사위원 15명이 2시간 동안 이의신청 14건을 심사하며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문항당 평균 심사시간으로 환산하면 8분30초 만에 문항 심사를 종결지은 셈이다.

평가원은 이 결과를 토대로 결론을 확정한 후에야 한국경제지리학회에 거액을 들여 자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평가원은 이의신청이 최초로 접수된 지 6일 만인 지난달 13일 자체적으로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린 뒤 14일에야 외부 자문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2010학년도부터 올해까지 이의 내역을 심사하는 데 소요된 예산 2억1364만원(연평균 4272만원) 중 외부 자문에 절반이 넘는 1억5932만원을 사용해 ‘본말이 전도된 예산 낭비’란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은 “지난 5년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건 2010년 ‘지구과학Ⅰ’ 19번 문제에 복수정답을 인정한 것 외에는 1건도 없다”며 “시험 후 불과 2∼3개월 내에 입시가 확정되는 수능의 특성상 이런 형식적인 심사에 따른 수험생 피해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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