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시사풍향계-고성윤] 연평도 포격 3년 후 김정은이 얻은 것

[시사풍향계-고성윤] 연평도 포격 3년 후 김정은이 얻은 것 기사의 사진

“내부결속·NLL무력화 실패, 무력도발로 대내외 상황 악화시켜 리더십 위기 자초”

북한군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 어언 3년이 되었다. 2010년 당시 북한군의 도발은 주도면밀하게 준비된 기습공격의 전형이었다. 북한군은 연평도에 주둔한 우리 해병대의 포 사격훈련이 끝나고 수분 후 해안포와 방사포로 기습포격을 감행했다. 당시 해병부대 상황은 사격훈련 후 철수와 주변 정리로 취약한 시점이었다. 병법(兵法)에 있는 내용과 같이 북한군은 우리가 전혀 예기치 못한 시간과 장소, 방법을 선택해 기습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아마도 김정은은 대외적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무력화 및 국제분쟁지역화는 물론이고 한국군의 대처능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시험하면서 이에 더해 남남갈등 확산까지 노렸을 것이다.

또 대내적으로는 3대째 후계자로서 자신의 ‘지도력’ 과시와 함께 위기 조성을 통해 이완된 체제의 결속을 기도했을 것이다. 포격 직후 김정은은 기대한 효과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판단, 잠시 고무되었을 법하다. 당시 관련 군부대 방문이나 작전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그의 처신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지금 김정은 입장에서 볼 때 과연 연평도 기습 포격이 성공한 도발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단언컨대 김정은은 기습 도발로 일말의 전술적 성과를 거뒀을지 모르나 전략적으로는 분명히 실패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김정은의 우선적 인 노림수는 NLL 무력화에 있었다. 그런데 무력화는커녕 오히려 오늘날 서북도서의 전력은 크게 확충됐다.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한 한·미 연합 차원의 억제력과 대응태세 또한 더욱 강화됐다. 뿐만 아니라. 국민과 군의 NLL 수호 의지는 더욱 더 굳건해졌고 당초 기대했던 남남갈등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대내적으로 김정은은 군사적 도발을 통해 화폐개혁 실패와 대규모 수해(水害), 배급제 붕괴 등에 따른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고 체제 결속을 다지고자 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도발 이후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경제가 더욱 악화됐고, 이는 민심이반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오늘날 북한은 평양과 평양 이외 지방이란 불평등 구조, 통제 대상인 시장경제를 묵인할 정도로 체제가 불안하다. 이렇듯 김정은체제의 문제는 연평도 도발에서 시작해 3차 핵실험이란 무리수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이 처한 또 다른 상황은 우리의 위기대응체계가 대폭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현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중심으로 국가 위기관리의 ‘컨트롤센터’ 역할을 하도록 기능과 조직이 개편됐다. 도발 당시 문제점으로 드러난 위기대응체계상의 미비점들도 크게 개선됐다.

국가안보실은 그동안 우리가 안고 있던 ‘첩보의 점’을 ‘정보의 선’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문제, 위기발생 전후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문제, 부처별 위기관리 노력 통합 문제 등을 보완하고 조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비상대비와 통합방위 측면에서 볼 때 교전규칙 등 법규상 미비가 작전의 적시성과 적정성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법규도 정비됐다.

결론적으로 김정은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북한 사회에 경제난과 민심이반, 그리고 국제적 고립과 한·미 연합전력의 강력한 대응이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격이다. 더욱이 연평도 도발 이전까지는 북한을 싸고돌던 중국이 이후 신중 모드를 거쳐 요즘에는 북한을 달리 대하고 있다. 이 또한 전략적 실패가 부른 결과다.

따라서 김정은이 갈 길은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무력도발은 대내외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종국에는 자신의 ‘리더십’ 위기를 자초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어 보인다. 그것도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이제 시간은 김정은의 편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위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