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작은 결혼식일수록 미래행복 커진다

Է:2013-10-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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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각각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사랑으로 만나 험한 인생길을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동행하겠노라고 약속하는 신성한 의식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물질만능 풍조가 확산되면서 결혼식이 부를 과시하고 지위를 뽐내는 ‘경연장’으로 변질돼 버렸다. 혼수 때문에 결혼이 깨지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세상이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안에 결혼한 신혼부부 500명과 양가 부모 500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씁쓸하다. 결혼식 올리고 신혼집 구하는 데 들어가는 전체 결혼비용이 평균 2억2998만원이나 된다니 “돈 없으면 결혼도 못 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집값을 제외하고도 결혼식·혼수·신혼여행 비용이 남자는 평균 5414만원, 여자는 4784만원에 달한다는데 웬만한 대기업 신입사원이 한푼도 안 쓰고 꼬박 1년을 모아도 부족한 금액이다. 결혼식·혼수·신혼여행 비용은 2003년 소비자원이 조사했을 때보다 2배로 늘었고, 신혼집 구하는 비용은 3배로 늘었다.

결혼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 사회에 겉치레와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누구네 집은 자식 결혼식을 어느 호텔에서 했다는데 우리도 그 이상은 해야 한다’는 쓸데없는 경쟁의식과 한번 하는 결혼식인데 최대한 아낌없이 해줘야 한다는 빗나간 자식사랑이 호화판 결혼식을 양산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 주변에 작은 결혼식이나 조용한 장례로 허례허식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달 초 제주도 별장에서 주례도 없이 가족과 지인 30여명만 모인 가운데 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결혼한 이효리는 진한 감동을 줬다.

결혼은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부모와 친지들 앞에서 확인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면 그만이다. 결혼식과 장례식 때 ‘냈으니 돌려받아야 한다’는 품앗이 문화도 고칠 필요가 있다. 사돈의 팔촌은 물론 명함 한번 주고받은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까지 청첩장을 돌리는 것은 민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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