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손병호] 삼성家의 受難

Է:2013-10-20 17:39
:2013-10-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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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손병호] 삼성家의 受難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건희 삼성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다 무산됐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무노조 전략’ 문건을 만들어 시행했다며 자초지종을 캐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부르려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이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다 역시 실패했다. 이 부회장 아들의 영훈중학교 입학 비리 의혹 때문에 채택하려 했다. 이 부회장은 ‘무노조 전략’과 관련해서도 증인 출석 요구가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 회장 딸인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을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참고인으로만 이름을 올렸다. 참고인은 불출석해도 달리 제재 방법이 없어 안 나오면 그만이다. 세 케이스 전부 야당이 출석을 요구했고, 여당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회장 출석요구 케이스는 굳이 이 회장까지 부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이 든다. 삼성의 무노조 정책에 대해선 비판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 회장 차원에서 노조 무력화 문제가 다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老)경영인을 불러 취조하듯 다그치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부회장 경우는 그가 이미 사과했고 학교 측의 ‘성적 조작’은 의혹이 아니라 사실인 게 다 드러난 상황이다. 게다가 학교를 자퇴하고 고국에서 내몰리듯 급히 해외로 떠난 그의 어린(중1) 아들은 그 정도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로 마음의 상처가 여간 크지 않을 것이다. 물론, 비리 의혹은 재판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응분한 조치가 따를 것이다.

이 사장은 사회에 지탄받을 만한 일을 한 게 있어서가 아니라 롯데면세점(51%)과 신라면세점(30%) 등 두 재벌이 양분한 면세점 독과점 구조 때문에 출석 요구가 제기된 케이스다. 하지만 이는 현재와 같은 독과점 구조를 방치해온 정부 정책 때문이지, 정책 틀 내에서 장사를 잘한 경영인에게 잘못을 묻긴 어렵다.

사정이 이런데도 삼성가가 일제히 증인출석 요구를 받은 데 대해 당사자들로선 많이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삼성 패밀리를 국회로 부르려는 시도는 비단 올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국감이 있을 때마다, 또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정치권은 삼성 사람들을 부르려 했다. 국회뿐만 아니라 삼성과 관련해 ‘먼지만한 일’이 생겨도 각종 단체들은 ‘산(山)만한 일’인 것처럼 달려드는 게 현실이다.

“1등이니까 시기하는 사람도 많지 않겠느냐”고 하기에는 우리 사회에 삼성을 반대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또 한 번쯤은 그런 반대와 미움이 끊어질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하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삼성으로선 현재와 같은 ‘과잉 공격’이 억울하겠지만, 도대체 왜 그런 공격이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제기되는지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 찾기에는 소홀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 사안이 터질 때마다 진정한 사과보다는 무마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반대자를 설득하기보다 뭉개기 전략에 치중해온 건 아닌지, 또 그동안의 이미지가 너무 오만하게 비춰졌던 건 아닌지에 대해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 어떤 뛰어난 장수도 사방에서 쳐들어오는 공격을 방어하기란 한계가 있다. 최선의 방어는 상대가 공격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국가 간에는 그런 게 외교이고, 국민들과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솔직해지는 것이고, 스스로 낮아지는 것이다.

손병호 산업부 차장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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