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남호철] 기초구역번호

Է:2013-09-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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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번호는 우편물의 앞면 주소란 위에 기입하는 지역구분 숫자이다. 우편물의 구분운송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주소를 부호화한 것이다. 1962년 3월 독일(서독)에서 처음 실시됐다고 한다.

한국에는 1970년 7월 1일 도입됐다. 행정구역별로 부여된 현행 우편번호와는 달리 당시에는 우체국별로 부여됐다. 큰 우체국은 3자리 우편번호를, 작은 우체국은 5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했는데 우편번호와 행정구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1988년 2월 1일부터 6자리로 바뀌었다. 행정구역별로 앞의 3자리는 시·군·구 단위, 뒤의 3자리는 읍·면·동 단위였다. 이후 2000년 5월 1일부터는 행정구역별 우편번호에 우편물 배달이 더욱 용이하도록 집배원 담당구역별 우편번호가 추가됐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집 우편번호를 외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자메일(이메일)이 많이 쓰이는데다 어쩌다가 편지를 쓸 경우 인터넷에 주소를 입력하면 곧바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편번호를 쓰지 않아도 우편물 송달에 큰 문제가 없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다르다. 미국은 5자리 집 코드(ZIP Code), 캐나다는 6자리 포스탈 코드(Postal Code)를 쓴다. 집세 납부에서부터 아이들 학교에 낼 서류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 주민번호처럼 이들 나라에서는 생활과 밀접한 필수 숫자여서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국가기초구역제도 도입에 따라 현행 우편번호가 45년 만인 2015년 7월부터 폐지되고 5자리 기초구역번호로 대체된다. 기초구역번호는 안전행정부가 공공기관마다 제각각 적용해 온 기준을 단일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으로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기존 읍·면·동의 행정구역을 지형·지물, 인구, 사업장 수 등을 고려해 격자형태의 구역으로 나누고, 여기에 시·군·구를 나타내는 앞 3자리와 읍·면·동을 나타내는 뒤 2자리 번호를 조합해 부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등이 담당 구역을 나눠 사용하면서 법정동, 행정동, 지번 등으로 서로 다르던 번호가 하나로 통일돼 한 기관에서 생성한 정보를 다른 기관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기초구역번호가 한국인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지난 5월까지 방영됐던 미국 드라마 ‘90210’(미국 캘리포니아 부촌 비벌리힐스 집 코드)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기초구역번호가 신분을 가늠하는 잣대로 쓰이지 않으면 좋으련만.

남호철 논설위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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