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 박기영 대표 “사회 첫발 ‘기독 홈스쿨’ 1세대 보면 뿌듯”

지난달 25일,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KCHA) 박기영(44·목사) 대표는 특별한 모임을 가졌다. 이제 막 20대 청년이 된 10여명의 ‘1세대 청년 홈스쿨러’ 회원들과 첫 만남의 자리를 가진 것. 홈스쿨러는 학교나 교육기관이 아닌 집에서 교육을 받는 이들을 말한다. 박 대표는 “길게는 20년 가까이, 짧게는 수년 동안 홈스쿨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이라며 “한국의 ‘크리스천 홈스쿨 1세대’가 첫 열매를 맺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기독 홈스쿨러들의 활동이 시작된 때는 10년이 넘었지만, KCHA로 재편돼 조직적인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어진 건 2006년쯤부터다. 초창기 400여명이었던 회원은 이달 초 현재 4500여명. 10배 넘게 불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반 사이 가입한 회원만 1200명이 넘는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박 대표는 6일 본보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하려는 교육 주체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KCHA 설립 이후 처음 마련된 ‘1세대 홈스쿨러’ 모임은 그에게 기독 홈스쿨에 대한 가능성과 더불어 자신감을 심어줬다. “기독 홈스쿨이 한국에 소개될 당시만 해도 편견이나 반감이 심했거든요. 하지만 묵묵히 그 시기를 견디고 영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한 ‘1세대’들을 보면서 많이 뿌듯했습니다.”

기독 홈스쿨러와 일반 홈스쿨러에 대한 박 대표의 구분은 명확했다.

“교육 방법상 부모가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교육 내용으로 들어가면 확연히 달라집니다. 기독 홈스쿨의 경우 성경을 중심으로 한 성경적 인간상을 지향합니다. 성경교육과 창조질서의 이해,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등 성경적 세계관 교육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죠.”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2’에서 우승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기독 홈스쿨러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KCHA에는 문의가 잇따랐다. 홈스쿨에 대한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홈스쿨러의 사회성이 떨어지지 않느냐”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존 공교육 현장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경쟁체제보다는 존중과 배려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홈스쿨 방식이 건강한 사회성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홈스쿨의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서는 패턴화 또는 획일화하지 않는 것이 홈스쿨의 기본 방향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지금 당장 홈스쿨을 시작해볼까 고민 중인 가정이 있다면 박 대표의 조언을 새겨들을 만하다.

“가장 중요한 건 부부가 먼저 교육 철학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배우자 중 한 사람이라도 홈스쿨을 반대한다면 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홈스쿨의 핵심 주체는 부와 모, 그리고 자녀이니까요.”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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