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소망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새벽 하늘의 긴 강물처럼
종소리가 흐르면
오랜 기도로 스스로를 잊는
그런 여인으로 살게하여 주십시오.
한번의 손짓, 한번의 눈짓에도
한번의 몸짓에도
후회와 부끄럼없는
그런 여인으로 살게하여 주십시오.
기쁠땐 꽃처럼 활짝 웃을 줄 알며
슬플땐 가장 슬픈 표정으로 울 줄 아는
그런 여인으로 살게하여 주십시오.
주어진 길에 순종할 줄 알며
경건한 자세로 기도할 줄 아는
그런 여인으로 살게 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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