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광한류 붐 일으키려면 빗장 더 풀어야 한다

바가지요금 없애고 온 국민이 관광도우미 돼야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고 관광수입이 국가 총수출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관광수지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관광산업 경쟁력은 전 세계 133개국 중 25위에 머물고 있다. 싱가포르가 10위, 일본과 홍콩이 각각 14위와 15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한류 스타에 반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다시 찾게 만들고, 더 많은 돈 보따리를 풀어놓게 하려면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1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관광산업은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산업”이라며 “우리 경제의 중요한 신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 발언은 맥을 제대로 짚은 것이다. 관광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제조업보다 두세 배 크다. 저성장 추세에 접어든 우리나라로선 성장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아가게 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관광산업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

관광한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서비스 향상과 인프라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는 박 대통령의 말처럼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들려면 바가지요금을 없애고 온 국민이 관광 도우미로 나서서 길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친절한’ 대한민국을 각인시켜야 한다. 정부가 관광경찰제도를 도입해 바가지요금이나 콜밴 불법영업 등 관광업계의 불법·탈법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했는데 바람직하다.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호텔 숙박요금 부가세 환급과 국적 크루즈선 내 외국인 카지노 도입 등과 함께 내용면에서 고택·종택의 종가음식 등 우리 음식과 이야기를 접목해 관광상품화하겠다는 것 등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 정도 대책으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몰려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최근 아시아 각국은 카지노산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의료산업 규제를 허물면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죄악산업’으로 불리는 카지노가 들어가 있는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를 잇따라 개장하면서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며 성공 사례로 부상했다. 일본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 중이며, 필리핀도 마닐라만에 4개의 카지노 리조트를 개장했다.

우리나라는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도 문화체육관광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설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도 중국인 큰손들을 유치하려면 카지노가 들어가 있는 복합리조트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한 의지는 없으면서 허울 좋은 대책만 나열해서는 안 된다.

태국과 싱가포르로 향하는 의료관광객들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해 세계 의료관광객 수는 700만명을 넘었고, 의료관광시장 규모는 연평균 15∼25%씩 성장하고 있다.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몇 년째 공전하고 있는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을 허용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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