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고승욱] 항공사고
항공사고(aviation accidents)가 충격적인 이유는 한 번 터지면 수백명이 숨지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만든 수많은 운송수단 중 이동거리 대비 사망자 수를 따지면 비행기가 가장 안전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기는 한다. 100만㎞당 사망자 수를 비행기와 비교하면 기차는 12배, 자동차는 62배 많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통계치를 보고 비행기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용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계산하면 오토바이와 자전거 다음으로 위험한 게 비행기라는 통계가 나오는 등 기준과 계산법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항공사고는 1977년 3월 27일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프섬 로스 로데오스 공항에서 일어난 비행기 충돌사고일 것이다. 카나리아제도 분리주의자들의 폭탄테러로 원래 가기로 했던 공항 대신 로스 로데오스 공항으로 향했던 미국 팬암항공과 네덜란드 KLM항공의 보잉 747기가 비좁은 활주로에서 부딪혀 583명이 숨진 사고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9·11 테러(사망자 2977명)를 항공사고로 분류해 사망자가 가장 많은 사건으로 기록하지만 탑승객 기준 희생자가 가장 많기로는 단연 로스 로데오스 공항 사고를 꼽는다.
단일 항공기 사고로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사고는 1985년 8월 12일 일본에서 발생했다. 도쿄를 출발해 오사카로 가던 JAL 소속 보잉 747기가 기체이상으로 산으로 추락해 4명만 살아남고 510명이 숨졌다.
최악의 공중 충돌 사고는 1966년 11월 12일에 터졌다. 인도 뉴델리 서쪽 70㎞에 있는 차르키 다드리 마을 상공에서 사우디항공 소속 보잉 747기와 카자흐스탄항공 소속 일류신 76기가 충돌해 탑승자 349명이 모두 사망한 사고다. 1983년 9월 1일 러시아 사할린 근해에서 구소련 전투기의 공격으로 269명이 숨진 KAL 007기 사건도 사망자 숫자로 역대 10위에 기록되고 있다.
지난해 항공사고로 숨진 사람은 794명이다. 2011년 828명, 2010년 1115명 등 매년 1000명 안팎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기 사고도 항공사고 역사에 결코 작지 않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도 주위 사람을 도우며 비행기에서 빠져나간 승무원들과 탑승자들의 침착함이 사망자를 줄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고승욱 논설위원 swk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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