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손경식 체제로 위기국면 돌파”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자 그룹의 공동회장인 손경식(사진) 체제로 위기국면 돌파를 시도한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위해 경영진 5명으로 구성된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손 회장이 맡기로 했고 위원에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손 회장을 축으로 한 집단경영체제로 전환되며 계열사별 책임경영제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경영위원회는 CJ의 경영 안정과 중장기 발전전략, 그룹 경영의 신뢰성향상 방안, 그룹의 사회기여도 제고 방안 등을 논의·결정할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경영위원회 체제를 도입하게 됐다”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그룹의 의사결정은 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CJ의 각 계열사는 이사회와 최고 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손 회장은 그룹의 최대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다시 현직에 복귀하게 됐다. 올해 74세인 손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역할하다가 CJ가 삼성과 분리된 이후인 1995년부터 CJ그룹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당초 비상경영체제의 수장으로 거론됐던 이 부회장은 위원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다.

위원으로 선임된 이관훈 CJ 사장은 사내방송에서 “이 회장이 최근 ‘내 안위와 상관없이 임직원과 가족을 위해 그룹을 지속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공백이 워낙 크다 보니 CJ가 추진하던 역점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CJ제일제당이 라이신(사료용 아미모산)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이던 중국 업체와의 인수 협상이 중단됐고, CJ대한통운이 미국 물류회사를 사들이는 방안도 표류 중이다.

그룹경영위원회는 이 회장 복귀까지 운영되는 한시체제로, 사업 확장이나 신사업 개척보다는 현재 사업의 안정적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큰 틀의 결정은 그룹경영위원회가 맡고 나머지는 계열사 책임 체제가 도입되는 2중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그룹경영위원회 인선에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이자 손 회장의 누나인 손복남 여사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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