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덕 5월 경상흑자 사상최대… 하반기 경기 ‘청신호’
수출이 저성장 터널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까.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 포인트 올렸고, 대내외 연구기관들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수입 감소로 얻은 ‘불황형 흑자’ 흐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수출 호조 역시 전자 등 특정산업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경상수지 흑자액이 86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종전 최대치(지난해 11월 69억1000만 달러)보다 25%나 높은 수치다. 상품수지 흑자가 전월(35억4000만 달러)의 배가 넘는 72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호조를 이끌었다.
상품수지 흑자는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이 급성장한 덕을 봤다. 품목별(통관기준) 수출액을 보면 전기·전자제품 수출액이 152억 달러로 전체 수출총액 483억6000만 달러의 3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을 포함한 정보통신기기가 전년 동기 대비 32.1%, 반도체가 17.1% 증가했다.
수출이 급격한 상승흐름을 타면서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극적인 반전을 할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1.7%)보다 1.6% 포인트 높은 3.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하반기 성장률을 상반기(1.8%)의 배에 가까운 3.3%로 예상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세계 무역 증가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증가 이면에는 수입 감소라는 불안 요소가 숨어 있다. 지난달 수출은 49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지만 수입은 423억2000만 달러로 4.8% 감소했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는 수출이 증가하면 수입도 함께 늘어난다.
수입이 줄어든 원인은 수출의 업종 편중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전자제품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보인 품목이 없다. 선박과 철강 등은 각각 -34.6%, -8.6% 등 되레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들 품목은 글로벌 업황이 악화되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입 감소는 국제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가격 요인이 컸다”면서 “수입 감소 자체를 불황형 흑자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별 양극화 현상도 하반기 악재로 꼽힌다. 한국은행의 ‘1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상장기업 1581개, 비상장기업 186개(금융·보험업 제외)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특히 16개 주요 업종 가운데 절반이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은 10.6%를 넘어섰지만 산업용 기계(-22.6%), 금속제품(-14.7%) 등의 매출 감소세가 극심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기업 비율도 31.0%에서 36.6%로 증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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