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LG 부사장 “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위해 핵심 역량 동원해 활동해야”

경제민주화 논의의 본격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부사장이 CSR에 대한 번역서를 펴냈다.

LG그룹과 각 계열사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총괄하는 ㈜LG CSR팀장인 김영기(사진)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CSR 인터내셔널의 대표인 웨인 비서 박사의 저서 ‘책임의 시대’를 최근 공동으로 번역했다.

김 부사장은 2일 국민일보 기자를 만나 “우리 사회에 책임의 시대가 오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론 기업, 노동조합, 언론, 비정부기구(NGO), 지식인 등 모든 주체들이 자기 책임을 지고 행동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부분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준법과 윤리의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법적으로 어떤 환경유해물질 기준치가 100이라면, 기업은 100 이하로 맞추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기준치 0을 목표로 매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김 부사장은 현장에서 경험한 교훈들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CSR 활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겨울철 달동네에서 연탄 나르기를 해봤는데, 연탄 배달이 안 되는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연탄 나르기 같은 공헌활동도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기업의 CSR이 더 발전하려면 자기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을 가지고 CSR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그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그 자체가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LG전자의 나이지리아 활동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모기로 인한 말라리아로 매년 3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면서 “LG전자가 에어컨에 전원만 꽂아도 특수 주파수가 나와 말라리아 모기를 퇴치하는 에어컨을 만들었는데, 그 후 나이지리아에서 말라리아 발생률도 줄고, LG전자 에어컨 매출도 30%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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