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바보 의사’가 사랑한 책·음악·사람, 그 안의 하나님… ‘그 청년 바보 의사, 그가 사랑한 것들’

그 청년 바보 의사, 그가 사랑한 것들/안수현 지음,이기섭 엮음/아바서원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더욱 그리운 사람이 있다. 안수현이 바로 그런 그리움의 사람이다. ‘그 청년 바보 의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고려대 의대를 나온 고인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으며 환자에게 친절한 의사였다. 환자들의 병실을 밤마다 몰래 찾아가 조용히 기도해 주던, 환자가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장에 찾아가 유족을 위로하던 ‘이상한’ 의사였다. 그는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중 유행성출혈열에 감염되어 2006년 1월 5일 3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인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겼던 젊은 의사 안수현의 이야기는 2009년 ‘그 청년 바보의사’란 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책을 출간한 출판사마저 깜짝 놀랄 정도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영적 힘이 작용했으리라. 사람들은 자신의 좌우명인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를 치열하게 실천했던 고인의 삶에서 한 줄기 소망을 발견했다. 그에게 남겨진 예수의 스티그마(흔적)야말로 믿음이 소유가 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했다.

고인은 생전에 선물을 주는 의사였다. 환자와 가족들, 동료 의사와 간호사, 물리 치료사, 구두 닦는 아저씨와 매점 아주머니에게까지 책과 찬양 음반 등을 나눠줬다. ‘그 청년 바보의사’의 속편격인 이 책에는 고인이 사랑했던 책과 음악, 사람, 그 안에 계신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인이 어떻게 코람데오의 신앙을 갖고 예수의 흔적을 몸에 남겼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책에 들어가지 못했던 고인의 글들이 실려 있다.

안수현은 생전에 신앙과 지성, 실천이 함께 가는 크리스천이 되길 소망했다고 한다. 바쁜 의사 생활 속에서도 일주일에 최소한 두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클래식 음악과 CCM에도 조예가 깊어 평론가 이상의 글을 썼다.

글 사이마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10명의 동료와 후배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고인의 주검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어서 고민했던 그들은 7년이 지난 지금 삶의 현장에서 고인의 뜻을 펼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책의 인세 수익금은 한국 누가회 내의 ‘안수현장학회’에 전달된다. 책을 펴면 먼저 고인이 쓴 육필 문구가 보인다. ‘하나님께서 내가 하기를 원하시는 그 일은 무엇인가. 더욱 담대하자.’

이태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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