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수학여행비 최고 65배 차이

대구 정화여고는 지난해 5월 21∼24일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2학년 학생 중 244명은 베이징(北京)을, 321명은 상하이(上海)를 구경했다. 당시 학생들은 1인당 79만5000원의 경비를 냈다. 반면, 대구 경북대사범대부설고는 지난해 4월 19∼20일 2학년 학생 1인당 5만2000원을 내고 경북 문경시와 영주시를 다녀왔다. 2학년 문과학생 190명과 이과학생 183명은 두 팀으로 나눠 문경새재, 선비촌 등을 둘러 봤다. 이 때문에 수학여행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대구 192곳, 경북 608곳)의 수학여행비 차이가 지난해 최대 65배에 달하는 등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새누리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27일 밝힌 ‘2012년 대구·경북 수학여행경비 현황’ 분석 자료에서 드러났다.

경북 군위군 부계초등학교는 지난해 1인당 131만3000원을 내고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수행여행을 다녀왔다. 반면, 경북 문경시 산북초등학교는 1인당 2만원을 내고 강화도에 다녀왔다. 두 학교 간 차이는 무려 65배다. 대구 정화여고와 사대부고도 15배 정도 차이가 났다.

고액 경비를 내고 수학여행을 가는 곳은 사립학교 비중이 높았다. 대구의 경우 1·2위 모두 사립학교였다. 중학교도 1∼3위가, 고등학교는 상위 10곳 중 9곳이 사립이었다. 경북은 중학교의 경우 1∼5위 모두가, 고교의 경우 상위 10곳 중 7곳이 사립으로 조사됐다.

학교 안에서도 수학여행비 편차가 있었다. 경북 김천고의 경우 지난해 2학년 수학여행 당시 1인당 83만1000원을 낸 중국여행 팀과 1인당 118만1000원을 낸 싱가포르 팀으로 나눠 여행을 다녀왔다.

조 의원은 “수학여행 경비가 부담돼도 서민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차별받을까봐 힘들게 수학여행을 보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학교 안에서조차 편차가 심해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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