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주도 텝스 집단 커닝

서울 관악경찰서는 16일 초소형 카메라와 귓속에 넣는 수신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영어능력평가시험 텝스와 토익 부정행위를 주도한 로스쿨 학생 박모(3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6명과 부정시험을 의뢰한 수험생 20명 등 총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수험생을 가장해 연필이나 옷에 초소형 단추 카메라를 장착한 채 시험장에 들어갔다. 이들이 카메라로 문제지를 촬영해 실시간 전송하면 시험장 밖에서 대기하던 공범이 문제를 푼 뒤 무전기로 시험장에 있는 수험생들에게 답을 불러줬다. 수험생들은 귓속에 숨겨놓은 특수 수신기로 답을 듣고 그대로 적어 고득점을 얻었다. 수신기는 보청기보다도 작아 시험 감독관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박씨 등은 이메일 대량 발송 서비스로 ‘토익·텝스 첨단 장비, 단기간 고득점 보장’이라며 약 150만건의 광고 메일을 보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응시생들과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의뢰인들에게 대포폰을 만들어 연락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같은 수법으로 총 9차례 텝스와 토익 시험장에서 부정행위를 주도했다. 이들은 수험생들로부터 1인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받아 총 35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시험이 주된 수법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첨단 장비가 동원되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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